"고개숙인 방산주"…트럼프 트레이드 끝나나

기사등록 2024/11/19 11:15:44 최종수정 2024/11/19 12:00:15

시들해진 '트럼프 트레이드' 방산·조선주 약세

'트럼프 정책 피해주' 2차전지·車 반등 기미

美대선 테마 2개월간 유효…업종별 순환매 대비해야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이 16일(현지시각)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대회를 관람하고 있다. 2024.11.17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국내 증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약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중순만 해도 트럼프 수혜 기업들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 강세가 지속됐지만 최근에는 뚜렷하게 약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트럼프 정책 피해주들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트럼프 트레이드가 끝나고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기업 LIG넥스원은 전일 대비 1.92%(4500원) 하락한 2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주가가 13% 가량 떨어졌다. 다른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5%)와 한국항공우주(-2.45%), 한화시스템(-2.65%) 등도 약세를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은 모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트럼프 효과로 상승 랠리를 펼쳤던 조선주들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선주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린 바 있다.  반면 조선 한화오션은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조선해양(-1.03%), HD현대중공업(-1.10%) 등도 동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수혜주로 엮이는 우크라이나 재건주들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19일 기준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인 삼부토건은 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한 달 만에 4배 가량 올랐지만, 지난 12일 고점 대비해선 30% 넘게 떨어진 상황이다. 이날 다른 우크라이나 재건주인 SG(-9.30%), HD현대건설기계(-5.76%), 현대에버다임(-4.90%), 디와이디(-6.67%)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날 자동차, 2차전지 등 트럼프 정책 피해주들은 동반 강세를 시현하며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다.

현대차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주가가 8% 가량 올랐고, 기아도 전날 5.57% 강세를 기록했다. 2차전지 관련주인 삼성SDI(6.49%), POSCO홀딩스(4.50%), LG에너지솔루션(3.37%), 엘앤에프(4.62%), 에코프로(3.52%), 에코프로비엠(2.41%) 등은 반등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2차전지 업종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어 대표적 트럼프 피해주로 분류된다.

증권업계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시들해지면서 향후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미국 대선 테마는 2개월 만에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난 바 있어 이를 염두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의 심화 현상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증시에서 종목별 주가 복원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대선 직후 1차 트럼프 트레이드 시기에는 에너지, 소재, 산업재, 금융주, 민감가치주의 강세가 인상적이었다"며 "당시 이들의 아웃퍼폼은 정확히 대선 이후 2개월 동안 이어졌지만,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2017년 1월 이후 주도주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과 IT 섹터로 바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 테마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강할 오를 수 있는 유효기간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는 1월 중순까지"라며 "연말까지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도력을 가질 공산이 크지만, 중장기 추세화되려면 구체적인 정책 행보와 함께 펀더멘탈의 실질적인 변화까지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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