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유학의 르네상스' 의령에서 출발
18일 의령군에 따르면 '의령의 인물과 학문'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발표회에서 19세기 후반 열강의 침략과 나라의 위기 앞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고민한 의령 출신 학자들에 대한 문학 세계를 고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문을 통한 지역 사회 정체성 확립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자 의령문화원과 의령군이 행사를 추진했다.
학술발표회에서는 '조선 유학의 르네상스'가 의령에서 출발했다는 흥미로운 학계 해설이 나왔다.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 두 선생이 의령의 인연을 바탕으로 의령에서 학문적 사상을 고양했다는 것이 이유다.
흘와 이근옥, 치사 안찬, 니산 남정찬, 신고당 김극영 등 이번 학술발표회에서 새롭게 조명된 의령 출신 인물들 역시 퇴계학파와 남명학파를 각각 계승해 조선 유학과 문학을 꽃피웠다.
부산대 한문학과 최금자 박사, 순천대 인물학술원 김현진 박사, 강동욱 경상국립대 경남문화연구원 박사 등은 주제 발표를 통해 이들은 외세 침략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유학과 문학으로 나라와 백성이 나아갈 길을 설파한 '숨겨진 인물'로 역사적 재발굴이 시급하다고 했다.
특히 치사 안찬(安鑽)의 시와 산문 등 문학적 성취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안찬은 안기종, 안효제, 안희제, 안창제, 안준상, 안호상 등 유수의 명사를 배출한 부림면 입산리 탐진안씨 헌납공파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이번 학술토론회에서 처음으로 거론됐다.
경상국립대 한문학과 양승목 교수는 "안찬은 기본적으로 실천적 학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문학적 능력과 지향 역시 분명하다"며 “그의 문집 '처사집'에 대한 학계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특히 처사집 중의 '심군설'은 천군 소설의 계보에 올릴 만한 작품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창원대 국문학과 박태성 박사는 "안찬의 시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탁월한 구절이 고운 최치원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수작이 많다"며 "안찬의 학풍과 학맥, 시와 문장을 깊이 연구하면 한국 문학사에 의령의 문인 안찬이 새롭게 한 자리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태완 군수는 "150여 년 전, 나라를 위해 네 분이 하셨던 깊은 고민은 오늘날 ‘더 살기 좋은 의령’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들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며 "우리 의령이 가진 문화와 학문의 힘 위대함을 느낀 소중한 자리였다. 인물들의 업적을 정리하고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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