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조그마한 파우치가 대통령 술 친구 이겨"
여 "언론이 정치권 입맛 맞춰 단어 써야 하나"
법 위반 등 지적에 대해선 "잘못된 행동" 사과
'허위 답변 논란'에 중단되기도…야, 사과 요구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인사청문회에서 '파우치' 언급과 관련해 "해당 상품을 검색했고, 공식 사이트에 '디올 파우치'라고 제품명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파우치는 사실이고 팩트다. 상품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품이라는 말 속에 좋은 제품, 우수한 제품, 좋게 보이는 듯한 표현이 들어가 있어 공영방송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대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우치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스몰 백, 작은 가방이라고 풀이한다"며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한 적은 없고 파우치라고 한 다음에 영어를 풀어서 조그마한 가방이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박 후보자는 올해 2월 KBS 1TV에서 방송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 여사가 받은 디올 핸드백을 '명품백'이 아닌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지칭해 사안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야당은 일제히 파우치 논란을 저격했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파우치 발언'에 대해 "권력에 대한 아부가 명백하고 공영방송인 KBS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정확한 표현"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당의 조인철 의원은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과 색깔만 다른 같은 상품을 인사청문회장에 들고 나왔다. 그는 가방을 들어 보이며 "핸드백인데 이것을 동전 지갑처럼 조그마한 파우치 정도로 폄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세간에 이번 KBS 사장 후보 추천을 두고 ''조그마한 파우치'가 대통령의 술 친구 박민을 이겼다'라는 조롱 섞인 말이 돈다"고 쏘아붙였다.
반면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이 정치권의 입맛에 맞춰서 특정 단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정확한 제품 명칭을 사용하고 가치중립적이고 정제된 표현이야말로 인터뷰어(질문자)가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상휘 의원도 "대체적으로 명품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 특정 소비를 진작시킨다든가 또는 중립성과 객관성에 위반될 경우 형용사나 부사 이런 것을 자제를 하는 그런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사회2부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보도를 축소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2019년 7월 작성된 KBS 내부 보고서인 '진실과미래위원회 활동보고서'에는 박 후보자가 당시 '국정농단' 관련 각종 보도를 가로막거나 오도했는 증언이 다수 나온다.
그는 국정농단 보도 은폐 의혹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며 "만약에 불법적인 일을 했거나 공정방송을 훼손하는 행위를 했다면 징계대상에 올라갔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후보자는 자녀 위장전입과 스쿨존 과속 위반, 연말정산 부모 공제, 과태료 미납 등 각종 법 위반 등에 대한 지적에 대해선 "맞벌이 당시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에 배정되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위장 전입했다"며 이를 포함한 범칙금 미납, 스쿨존 과속 등의 문제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사과했다.
같은 날 오후엔 박 후보자의 '허위 답변 논란'을 두고 인사청문회가 30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박 후보자 측이 지난 2월 윤 대통령과의 담화 당시"'야당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줄기차게 사과하라고 하고 있다'라는 질문을 윤 대통령에게 했고 재발 방지 약속 답변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야당은 해당 질의가 최종 방영본에선 제외됐다고 반발했다.
이후 박 후보자는 청문회 진행 과정에서 "확인해 보니 방송된 사실이 없고 이 부분은 제가 잘못된 말씀 드려서 정정하고 사과드린다"라고 해명했다.
야당 측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국민이 보고 있는 인사청문에서 거짓 답변을 하는 것은 준공직자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측은 결국 인사청문회를 중단시키고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의 이른바 '파우치 대담방송'에서 본인이 하지 않은 질문을 했다고 답변했는데 이 답변이 날조된 것으로 확인됐다"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 대담 초안을 제출하라'는 야권의 요구에 대해서 여당은 반발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분이 아닌 원본을 달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되면 편집·편성 과정이 공개되면 난상토론이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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