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인력 충원·기본급 인상 요구
첫날 수도권 전철 '5분 이상 지연' 59대
출근길에 큰 혼란을 빚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준법투쟁 사실을 몰랐던 시민들은 열차를 계속 기다리기도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수도권 전철 지연은 20분 이상 8대, 10분 이상 46대, 5분 이상 59대였다. KTX와 일반 열차는 모두 정상 운행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오전 9시께 뉴시스에 "영향을 받는 구간은 1, 3, 4호선 일부 구간이고 아직까지 특별히 연착된 열차는 없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이날 열차 지연을 우려해 새벽부터 길을 나섰다.
경기 과천에서 서울 강남구로 출근하는 이모(29)씨는 "지하철 준법투쟁 때문에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나오려고 준비했다"며 "4호선 범계역에서 사당역까지 전철이 한 대도 없길래 결국 버스를 탔다"고 밝혔다.
서울 도봉구 도봉역에서 청량리병원으로 향하는 임모(78)씨는 "병원에 가느라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며 "앞으로도 계속 태업을 하면 버스 타고 병원에 다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몇몇 어르신들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계속 급행 열차를 기다리던데, 추위에 계속 떨었을까 봐 걱정된다"며 "급행이 안 오면서 일반행 열차에 평소보다 인파가 몰려 환승역까지 구간도 힘들었다"고 전했다.
1호선 도봉역은 출근길 인파가 북적이는 가운데 "전국철도노조 태업으로 일부 전동열차가 지연 및 불규칙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급하신 분들께서는 다른 교통수단 이용하여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의정보 화룡역에서 출발했다는 한모(56)씨는 "회룡역에서 타서 도봉역까지 오는데 평소보다 10분이 더 걸렸다"며 "앞으로도 열차가 늦게 오면 버스를 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역 1호선 플랫폼에서는 광운대행 1호선 열차가 기존 도착 예정시간보다 20여분, 인천행 열차는 15분 정도 늦어지고 있었다.
종각역으로 출근하는 김지은(33)씨는 "지난번 파업 때 지각한 적이 있어서 30분 정도 일찍 나왔다"면서도 "9시까지 출근이라 지금 출근하면 딱 맞다"고 말했다.
종로3가 인근이 직장인 원명준(48)씨도 "뉴스를 보고 걱정돼서 8시 반쯤에 나왔는데 늦지는 않았다"며 "지난번 철도 파업 때 고생했어서 (준법투쟁을) 계속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국대 재학생 가모(22)씨도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 왔는데 평소보다 늦어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부족 인력 충원, 4조 2교대 전환, 기본급 2.5% 정액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의 인력 부족이 심각한 데도 정부가 1500여명의 정원 감축을 추진해 업무 공백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노조 파업 땜에 지하철 지연돼서 지각할 것 같은데" "철도 파업으로 열차 지연되는 중. 노동자 요구 좀 들어줘라" "'또 파업이야?' 했다가 1500명 이상 감축했다는 걸 보고 저렇게 감축해도 되나 싶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철도노조는 오는 21일 총파업 예고 기자회견을 거쳐 다음달 5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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