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첫 가상자산 대통령 등장
스테이블코인 확대도 주목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이 코인했다."
이번 주 코인 시장을 표현하는 한 줄입니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8일 연속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1억3000만원대까지 치솟았고, 올해 내내 잠잠했던 알트코인들도 모처럼 슈팅했습니다.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찾아온 '코인 불장'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죠.
코인러들을 오랜만에 웃게 한 주인공은 재선에 성공한 47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지난 5월부터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였던 트럼프의 당선은 코인 시장에 기대감을 안겨줬는데요. 그가 가상자산을 지지하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란 점에서 향후 코인 시장이 큰 변화를 겪을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변화의 방향은 긍정적인데요. 우선 비트코인에겐 '판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자산으로서 보다 성숙한 투자 기반이 마련되고 수요 역시 대폭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서죠. 이는 트럼프의 대표 공약인 '비트코인 전략보유고 출범'이 견인하는데요.
비트코인 전략보유고 법안(BITCOIN Act)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비트코인 보유량을 100만개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향후 5년 동안 매년 20만개씩 사들이겠다는 계산인데요. 현재 시세 기준 104조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 특성에 따라 이는 수급 효과를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따른 수급 효과였는데요. 트럼프 당선으로 해당 효과가 내년까지 연장될 것으로 진단됩니다.
또 전략보유고 출범 목적인 미국 정부부채 문제까지 실제로 해결한다면 비트코인의 지위가 대표 헤지수단인 금의 수준까지 격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트럼프가 스스로를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 칭한 만큼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시장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증권성 리스크 완화입니다.
그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자산 기업과 알트코인 프로젝트가 증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해왔는데요. 이는 가격 상승을 제한했던 주범으로 꼽힙니다. 리플 사례가 대표적이죠.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친 가상자산 인사가 SEC 위원장으로 지명된다면 증권성 리스크 역시 완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산업 활성화로 이어져 가격 상승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죠. 특히 증권성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았던 알트코인들이 비트코인보다 더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스테이블코인의 확대도 큰 변화로 전망됩니다. 트럼프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대신 스테이블코인으로 달러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는데요. 트럼프 일가가 추진하는 디파이 프로젝트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고려 중인 만큼 관련 법안 통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기존 결제·금융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면 스테이블코인 기반 '핀테크 붐'이 일어날 수 있는데요. 현재 트럼프를 비롯해 미국 공화당이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CBDC 발행을 반대하고 있는 점 역시 해당 시나리오의 설득력을 높입니다.
물론 내년 1월 트럼프 취임 이후 가상자산 공약들이 얼마나 이행되느냐에 따라 예상으로만 그칠 수 있는 전망들인데요. 하지만 미국의 첫 가상자산 대통령이 등장한 사실 자체로 가상자산의 인식 개선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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