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잠재력 갖춘 그룹 '재발견'의 취지
전작 보다 낮은 시청률…일부 구성에 팬덤 비판
최고 그룹이 되기까지…중소 보이그룹의 성장통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엠넷(Mnet) 경연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 : 에이스 오브 에이스'가 8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우승은 크래비티에게 돌아갔지만 원어스, 더크루원, 에잇턴, 유나이트, 더뉴식스, 템페스트 등 모든 팀이 보여준 피나는 노력과 무대에 대한 열정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로드 투 킹덤 : 에이스 오브 에이스'는 서바이벌 경쟁을 통해 실력과 잠재력을 갖춘 보이그룹들을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후속작인 '킹덤' 출전권을 얻기 위해 경연을 펼치는 기존 틀에서 벗어난 첫 독자적 프로젝트로 선보인 결과물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보이그룹 7팀이 1억원의 상금과 2024 케이콘 스페셜 라인업 무대 기회가 주어지는 최종 우승팀이 되기 위해 매회 경연을 펼치는 구성은 전작과 비슷하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업계와 미디어의 변화를 반영한 부분이 보인다.
이번 시즌은 '에이스 오브 에이스'라는 부제를 충실히 활용했다. 전작과 달리 '에이스 랭킹'과 '팀 랭킹' 투 트랙으로 진행해 팀 뿐만 아니라 멤버 개인 역량까지 조명했다. 여기에 각 팀이 가지고 있는 서사와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리얼리티 요소를 강화했다.
4년 전 방영한 '로드 투 킹덤'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호평을 얻은 만큼 제작진의 기대는 컸다. 최효진 CP는 지난 9월 제작 발표회에서 "'로드 투 킹덤'이 더보이즈 같은 걸출한 팀을 배출했고, 많은 아티스트들을 글로벌하게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며 "많은 아티스트를 선보이려는 프로그램이 되려면 리브랜딩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아쉽게도 전작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화제성도 예전만큼 못했다. 엠넷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로드 투 킹덤' 시즌2 영상은 크래비티가 커버한 엑소(EXO)의 '중독' 무대가 92만회로 최고 조회 수다. 시즌 1과 2에 모두 출연한 원어스의 경우 4년 전 영상 최고 조회 수가 557만회를 기록한 반면 이번 시즌에선 89만회에 그쳤다.
여기에 일부 팬들은 그룹에서 역량이 뛰어난 멤버가 무대를 꾸미는 '에이스 제도'에 불만을 제기했다. 팀 워크를 중시하는 팬덤 특성을 제작진이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팀 전체를 알리기 위해 프로그램에 출연한 만큼 특정 멤버의 무대만 따로 구성한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조우리 PD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에이스 배틀을 통해) 그 팀을 포장하는 타이틀을 하나 만들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이 팀들을 기억해 준다면 제작진은 욕을 먹어도 괜찮다"고 밝혔다.
낮은 시청률과 화제성에도 이번 시즌은 그동안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보이그룹들을 발굴해냈다. 각 그룹들은 순위를 떠나 매번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고 덕분에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었다. 또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하고 도전하며 그룹에 맞는 퍼포먼스를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시즌 2가 보여준 가장 큰 매력이었다.
각 팬덤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무대가 기대 이하일 경우 소셜미디어에서 가감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반면 매회 무대에서 성장을 거듭하면 함께 응원하고 격려하는 등 건강한 형태의 팬덤을 보여줬다.
지난 7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파이널 경연에서 참가팀들은 신곡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유나이트는 중세 시대 기사들을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운 복장으로 강렬한 퍼포먼스를, 더크루원은 그래피티가 가득한 배경을 무대로 활용하며 스포티한 매력을 발산했다.
매회 압도적 존재감을 보여준 원어스는 뱀파이어로 변신해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에잇턴은 농구공을 활용해 그룹의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들은 내년 1월 4일~5일 '로드 투 킹덤 : 에이스 오브 에이스 콘서트'도 연다.
다음 시즌은 아직 미정이지만 실력과 잠재력을 갖춘 그룹들을 재조명하는 노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 기획사들이 K팝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그룹을 발굴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업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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