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화연 인턴 기자 = 폼페이 화산 폭발 당시 아이를 안은 채 죽은 엄마의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샀던 화석이 사실은 피가 섞이지 않은 남성 둘이라고 밝혀졌다.
7일 CBS 등 외신에 따르면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의 최신 호에는 미국 하버드 의대와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폼페이 화산 폭발로 화석이 된 14구의 시신에서 추출한 고대 DNA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희생자들의 성별, 혈통, 유전적 관계를 파악하고자 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파편화된 뼈에서 DNA를 추출해 성별과 유전적 관계 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이번 연구가 기존의 해석을 뒤엎었다는 것이다.
폼페이의 희생자 중 가장 유명한 '금팔찌의 집'(The House of the Gold Bracelet)은 총 4구의 시신이 화석으로 발견된 곳으로, 어른 2명과 아이 2명이 앉거나 누워있는 모습이다.
지금껏 많은 복원가는 이 네 사람이 가족이라고 추측했다. 아이를 안고 있는 한 어른이 팔찌를 착용했다는 점에서 그가 두 아이의 어머니이고 나머지 한 명을 아버지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DNA 분석 결과, 네 사람 모두 남성이며 서로 혈연관계가 없었다.
두 사람이 포옹하고 있는 모습의 또 다른 모형도 유명하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이 모형을 어머니와 딸 혹은 자매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들 중 한 명이 남성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간 폼페이 화석에 대한 일부 해석이 고정관념에 기반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장신구를 여성성과 연결하거나 신체적 친밀감을 생물학적 관계의 지표로 해석하는 오랜 방식에 맞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폼페이는 서기 79년, 폼페이 인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사라진 도시다. 화산 폭발로 주민 약 200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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