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진실규명 이후 첫 소 제기
배상 청구액 등 세부 사항 논의 계획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1960~1980년대 노동착취, 폭행 등의 인권유린이 일어난 사실이 최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로부터 인정된 부산의 아동보호시설 덕성원의 피해자들이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처음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선다.
7일 덕성원피해생존자협의회(협의회)에 따르면 오는 16~17일 덕성원 피해자 46명은 법률 대리인과 함께 국가와 부산시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를 위한 계약을 체결한다.
구체적인 배상 청구액 등 세부 사항은 피해자별 수용 기간과 피해 정도에 따라 논의를 거쳐 책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의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는 "소송 이후의 절차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소장을 접수해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며 "늦어도 이달 중으로 소장을 접수한 뒤 추가 증거가 있을 경우 계속해서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 제기는 진실화해위가 덕성원 인권침해에 대한 진실 규명(피해자 인정) 결정을 내린 뒤 진행되는 덕성원 피해자들의 첫 배상 청구 소송이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지난달 8일 사건 신청자이자 협의회 대표인 안종환씨와 미신청 피해자 45명에 대한 진술 조사, 관련 자료 분석 등을 통해 덕성원에서의 단속 및 수용과정에서 나타난 인권침해 사실을 확인했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덕성원 원생들은 대개 형제복지원에서 전원되거나 부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 단속으로 입소됐고 이들은 이곳에서 강제 노역과 구타, 성폭력, 가혹 행위 등을 겪었다.
주된 가해자는 덕성원 원장과 간부 직원들로, 특히 덕성원 운영진들은 원생들이 18세가 돼 덕성원을 퇴소할 때 국가로부터 받아야 하는 자립정착금을 미지급하거나 피해자들이 받아야 할 임금을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는 형제복지원이나 영화숙·재생원 등과 같이 덕성원과 부랑아 수용에 대한 위탁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시는 공문을 통해 덕성원에 요보호 아동의 수용과 전원 등을 지시했고 덕성원은 이러한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즉 덕성원은 국가와 부산시의 각종 보조금을 통해 시설을 운영했으며 국가의 지도·감독을 받은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실화해위는 진실 규명 결정을 내리며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국가에 '덕성원의 인권침해에 대해 관리·감독 소홀 및 묵인·방조한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등을 권고했다.
한편 앞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대한 원고 승소 판결이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항소하고 있다.
덕성원 피해자들은 국가의 적절한 조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다른 집단 수용시설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관련 법안 제정을 위한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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