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김대중 내란음모 허위자백' 언론사 손배소 최종 패소

기사등록 2024/11/07 12:00:00

'심재철 허위자백' 보도 언론사 상대 소송

1·2심 패소…"허위사실 적시라 보기 어려워"

대법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 있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허위자백' 기사를 낸 언론사 및 기자 소송 재판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04, 2005, 2018년 한겨레 주간지 등에 나왔던 기사들은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심 전 의원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피의자로 신군부 조사를 받으면서 구타와 강압에 의해 김 전 대통령에게 지시와 돈을 받았다는 허위자백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엔 심 전 의원이 이를 바로잡는 진술서를 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1심에선 패소했다. 2022.03.2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 자신에 대한 허위 보도를 했다며 언론사와 기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8일 심 전 의원이 한겨레신문과 소속 기자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겨레신문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심 전 의원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피의자로 신군부 조사를 받으면서 구타와 강압에 의해 김 전 대통령에게 지시와 돈을 받았다는 허위자백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2004년, 2005년, 2018년에 신문과 주간지 등에 게재했다. 여기엔 심 전 의원이 이를 바로잡는 진술서를 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심 전 의원은 기사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초로 작성돼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2019년 5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가 허위라고 주장하는 기사 내용의 대부분은 원고가 직접 작성한 진술서에 그대로 기재되어 있는 내용이거나 진술서의 기재 내용 및 사건과 관련한 정황 등에 근거해 작성된 것으로, 그와 같은 기사 내용들이 허위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은 "1심과 마찬가지로 기사 내용의 대부분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적시라고 보기 어렵다"며 심 전 의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다만, 2심은 일부 기사 내용이 허위임은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원고가 당시 김대중으로부터 자금과 지시를 받았음을 시인했다는 기사 취지 부분은 명백한 허위사실의 적시"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고는 여러 차례 국회의원을 역임한 공적 인물에 해당하고 이 사건 각 기사의 내용은 평가와 검증이 계속적으로 요구되는 공적 인물의 과거 행적 및 그에 대한 평가에 관한 것"이라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이라는 현대사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공공적 의미를 가진 사안"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피고들로서는 당시 군사법체계 내에서의 수사와 재판과정에 관한 사실조사를 위한 객관적 자료에의 접근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며 "원고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과 이 사건 진술서의 기재 내용에 대해 어떠한 관점에서 해석할 것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의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각 기사에 앞서 이와 유사한 취지의 기사가 있었으나 원고가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도 않았다"며 "따라서 피고들로서는 위 각 부분 역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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