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맞대결에는 "홈에서 꼭 이기도록"
유병훈 감독은 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승격을 상상해 왔지만 다이렉트 승격은 감히 꿈도 못 꿨다.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상상을 조금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다.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초보 감독이라 부족했지만 경험 있는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좋은 선수들인데 작년에 성적을 못 내서 올해도 같이하고 싶었다. 동계훈련을 잘해서 승격을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양은 지난 2일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시즌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K리그2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K리그2 원년 멤버인 안양은 창단 11년 만에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유 감독은 "K리그1에서 큰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PO)에 들어가는 것이다. 안양이 쉽게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목표다. 올해도 그랬지만,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중원으로 거치는 꽃봉오리 축구를 내세웠는데, 내년에 새로운 건 하기보단 안양이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좀비처럼 1부리그에 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석코치에서 올라온 유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안양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이후 아산 무궁화, 서울 이랜드, 19세 이하(U-19) 대표팀을 거쳐 다년간 코치 경험을 지냈으나, 대부분을 안양에서 보냈다.
유 감독은 "코치로서 안양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여러 감독님을 만났는데 그분들의 장점을 메모하는 습관이 이번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리그1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전력 보강이 필수다. 유 감독은 "센터포워드와 센터백에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양이 K리그1로 올라가면서 FC서울과의 맞대결도 성사됐다.
2004년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 갑작스럽게 서울 연고 이전을 발표하면서 안양 팬들은 한순간에 팀을 잃었다.
이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게 지금의 FC안양이다.
유 감독은 "1부에서 안양이 서울을 홈으로 불러 경기하는 게 안양 팬들과 시민의 염원이었는데 이룰 수 있어 기쁘다"며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도 든다. 1부는 처음이라 항상 도전자로 임하겠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안방에서 1경기는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구단 첫 K리그1 승격을 이룬 유 감독은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유 감독은 "1부에 올라가는 만큼 예산 지원이 있어야 한다. 시급한 건 훈련장 마련이다. 선수들이 오전에 훈련한 뒤 쉴 곳이 없어 카페에 가곤 한다. 그러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안양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유 감독은 "선수들도 얘기했지만, 안양 팬들은 절대 선수를 욕하지 않는다. 승격에 11년 걸렸지만, 팬들은 20년을 넘게 지켰다. 내년에 있을 자리가, 팬들이 있을 자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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