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지나면 김장철…시민 "배춧값 더 떨어지면"[현장]

기사등록 2024/11/05 16:05:20 최종수정 2024/11/05 16:36:15

김장철 앞두고 시민들 "비용 부담"

배추 소매가, 평년대비 27.6% 높아

최근 안정세…9000원→4000원대로

"김장 시기 늦추면 비용 더 합리적"

[서울=뉴시스] 김태완 인턴기자 = 김장철을 앞둔 5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2024.11.05. michael0109@naver.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김태완 인턴기자 = "올겨울에는 100포기 정도 김장을 할 예정이에요. 배추뿐 아니라 젓갈이나 양념들도 작년보다 가격이 많이 올라 걱정이죠. 배춧값이 그나마 떨어지고 있어 다행이네요."

지난 두 달간 배추 한 포기당 가격이 1만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올해 김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대비 김장비용이 20% 증가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시민들은 최근 안정세에 접어든 배춧값에 안도하는 한편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김장 시기를 늦출지 고민이라고 이야기했다.

5일 오전 찾은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에는 비닐 포장지에 싸인 희고 푸릇한 배추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손님들은 배추를 한 손에 들어 속이 찼는지를 가늠해 보거나, 가격표를 유심히 살펴봤다. 다만 배추를 선뜻 구매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한 여성은 가격을 보고 나서 손에 든 배추를 다시 내려놓았다. 다른 중년 여성은 배추 5~6포기를 카트에 싣고 장을 보다가 계산하기 전 배추를 원래 자리에 되돌려놓았다.

또 다른 마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은 김장철을 맞아 배추, 고춧가루, 마늘 등 김장용 재료를 한곳에 모아두었는데 30여분 동안 배추를 구매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치솟은 배추가격을 체감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주부 조모(73)씨는 "매년 집에서 김치를 만들어 먹는데 올해는 몸이 안 좋아 80포기 정도만 담글 예정"이라며 "작년에 비해 가격 부담이 확실히 커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평소 2주일에 한 번은 샤부샤부를 만들어 먹었다던 임모(28)씨도 "배춧값이 오른 뒤부터 샤부샤부를 참고 있다"며 "알배기 배추가 한 포기에 4000원이 넘는다. 3000원대로는 내려와야 해 먹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체감은 수치로도 증명됐다. 한국물가협회는 4인 가구 기준 올해 김장비용으로 41만9130원이 든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지난해 35만530원 대비 19.6% 증가한 액수다.

시민들은 최근 들어 안정세에 접어든 배추 가격에 안도하는 한편,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김장 시기를 고민해 볼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100포기를 담글 예정이라는 김모(54)씨는 "김장 재료들 가격이 많이 올라 걱정"이라며 "시기적으로 11월이 되면 가격이 좀 낮아지는 만큼 김장 시기를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배추 소매가는 1포기당 4810원으로 지난달 대비 46.24% 하락했다. 평년(4117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열흘 연속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물가협회 관계자는 5일 "가을배추 작황이 많이 회복되고 정부의 할인 지원까지 더해져 가격 하락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예년보다 김장 시기를 1~2주 늦추면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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