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여론조사서 성별 격차 확연
트럼프, '보수화·현실불만' 젊은 남성 표심 노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3일(현지시각) 트럼프 후보의 최근 언행 등을 바탕으로 그의 선거 전략을 분석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선거 막바지 전략은 '현실에 불만을 품은 젊은 남성 유권자 공략'으로 요약된다.
트럼프 후보는 평소에도 거침없는 언행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 대선 과정에서 더욱 마초적인 언행을 즐기고 있으며, UFC 등 남성 유권자의 이목을 끌 만한 행사에도 자주 얼굴을 비친다는 평가다. 레슬링 선수인 로건 폴과의 팟캐스트 인터뷰도 같은 맥락이다.
그 배경에는 성별로 지지 성향이 확연하게 갈리는 이번 대선의 구도가 있다. 실제 NBC가 이날 발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 지지율은 49% 대 49%로 동률이었지만, 성별로 지지율을 나눈 결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여성 유권자의 경우 57%가 해리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남성 유권자는 58%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성별 지지율 격차가 무려 16~18%에 달했다. 표본오차인 ±3.1%p를 훌쩍 넘어선다.
NYT는 이런 현상을 이른바 'Z세대(Gen Z)' 남성들의 민주당 표심 이반으로 풀이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해당 세대 남성들이 보수화하고 경제적 상황에도 더 큰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들이 트럼프 후보의 과시적이고 거친 언행에 끌렸다는 것이다.
올해로 20세의 대학생 핀 머피가 일례다. 전에는 정치에 무관심했다는 머피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로건 폴의 팟캐스트 청취를 계기로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머피는 NYT에 "그(트럼프)는 강하다. 그는 남자"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21세 알폰소 어리브는 해리스 후보의 감세 계획과 학자금 대출 탕감 공약, 여성 권리 지지가 마음에 든다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후보가 '원하는 무슨 말이든 하고 누군가를 위해 의견을 조정하지 않는 남자'라는 평가를 내놨다.
21세 풋볼 선수이자 위스콘신 캐럴대 남학우회장인 닉 컬코프는 젊은 남자 유권자들이 민주당에서 "인종차별주의자에 여성 혐오적"이라는 취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후보가 주로 남성이 징집되는 전쟁에 국가를 휘말리게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 소년·남성연구소 회장인 리처드 리브스는 이와 관련, 젊은 남성들의 이런 불만이 점점 전이되다 이제는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 첫 주택 구매 지원 등 정책을 내놨지만 공화당의 직접 메시지 전략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리브스는 "공화당의 기조는 '우리는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들이고, 남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는 당신들(남자들)을 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캠프 측은 NYT에 "처음으로 대선 후보가 젊은 남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인정하고 있다"라고 했다.
WSJ은 25세 고등학교 물리 교사인 루크 메디핵의 발언을 인용, 젊은 남성의 표심이 최근 몇 년 사이 변했다며 "대체로 남자들이다. 남자들은 트럼프에 더 큰 끌림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메디핵은 이전에는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었다고 한다.
다만 이런 전략의 효과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미국 젊은 남성 계층의 경우 대체로 투표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서다. WSJ은 인구조사국 통계를 인용, 2020년 대선 당시 18~24세 투표율이 가장 낮았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적게 투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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