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80마리와 뱀 17마리 죽게 한 혐의
뱀·도마뱀 중 볼파이톤 등 국제멸종위기종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확인 후 고발 예정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기르던 도마뱀과 뱀을 방치해 죽게 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A(20대)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A씨는 최근까지 자신이 거주하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원룸에서 기르던 도마뱀 232마리와 뱀 19마리를 방치해 이 중 도마뱀 80마리, 뱀 17마리를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세입자와 몇 달 째 연락이 안된다"는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청주시와 현장에서 나머지 개체들을 구조했다.
일부는 죽은 뒤 장기간 방치돼 뼈와 가죽만 남는 '미라 변성' 현상을 보인 개체도 있던 것으로 알려뎠다.
청주시는 사체 상태를 통해 이들이 2개월 정도 방치된 것으로 보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중 볼파이톤 등 뱀 14마리와 아르헨티나흑백테구 도마뱀 1마리는 국제적멸종위기종(CITES)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A씨가 합법적으로 CITES 개체를 입수했는지 확인하고 범법행위가 발견되면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그를 고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뱀 4마리에 대해서만 정상적인 입수 신고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 관계자는 "좁은 공간에서 많은 개체를 키운 걸로 보아 번식시킨 뒤 내다 팔기 위해 사육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것은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집주인과의 통화에서 "돈을 벌기 위해 경기도로 일을 하러 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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