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걸 해도 현대답게" 동선·음악·건축양식까지 차별화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돌아가는 8m 트리부터 움직이는 열기구, 빙빙 도는 동선, 왈츠 음악, 건축 양식까지 동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1일 서울 영등포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열린 '움직이는 대극장'에서 정민규 현대백화점 VMD팀 책임 디자이너가 서커스 풍으로 꾸며진 건물들을 가리켰다.
그는 "다른 백화점에서도 서커스 콘셉트가 들어갔던데, 같은 걸 해도 현대는 현대답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행복·사랑·희망·평화라는 4개 메시지에 맞춰 디테일하게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이날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전국 15개 점포와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 테마를 선보인다.
주인공인 아기곰 해리가 최고의 쇼를 펼치는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기 위해 열기구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럽 동화 속 서커스 마을을 연상시키는 대형 서커스 텐트와 헬륨가스를 주입한 열기구 모형 에어벌룬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올해는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형물)를 활용해 웅장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 디자이너는 "전구가 꼬이다보니 회전하는 8m 트리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동적인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면서도, 서커스 특유의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욱일승천기가 떠오르는 패턴이나 코끼리가 공위에 올라가는 모습, 가학적으로 보일 수 있는 곡예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움직이는 대극장'은 주인공 해리가 열기구를 타고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으러 떠나는 스토리를 담았다.
시대 배경은 18세기 유럽으로, 당시(1730~1760년) 유행했던 예술 양식인 로코코·바로크를 구현하기 위해 화려한 색채와 곡선으로 장식된 서커스 극장과 열기구, 마차들을 배치했다.
또 해리가 마침내 대극장을 찾고 크리스마스 쇼를 관람하며 모두가 행복해한다는 결말처럼 희망·사랑·평화·행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 건 단연 높이 7m, 너비 5m 크기 열기구 모형이었다.
6개 열기구 모양 에어벌룬은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과 로코코 양식으로 제작했다.
각 에어벌룬은 6대륙(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아프리카·오세아니아)의 평화를 상징한다.
또 서커스 텐트로 만든 마술극장, 묘기극장, 음악극장 등 다양한 콘셉트에 맞는 키네틱 아트를 볼 수 있다.
12m 높이 대극장에선 18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한 로코코 양식 조개껍질, 꽃, 포도나무 덩굴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장식과 붉은색 벨벳 커튼으로 꾸몄다.
특히 8m 높이 회전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현대백화점 15개점을 상징하는 15개 캐릭터가 등장해 음악, 마술, 묘기 등을 선보인다.
이 외에도 현대백화점이 자체 개발한 PB(자체브랜드) 상품을 대폭 확대해 판매한다.
지난해 주요 5개점에서 선보였던 크리스마스 팝업스토어 해리 상점은 올해 백화점 14개점과 커넥트현대 부산 등 총 15곳에서 운영한다.
상품은 해리 곰인형, 키링, 머그컵, 데코 오너먼트 등으로 구성했다.
이 외에도 '세실앤세드릭 & 블뤼떼' '프티팔레' '도버빌리지' 등 팝업을 운영한다.
현대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장치·장식에 힘쓰는 것은 화려한 연출과 이색 공간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대폭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더현대 서울이 선보인 크리스마스 테마 마을 'H빌리지'는 1차 네이버 사전 예약 오픈 당시 동시접속자가 2만여 명이 몰려 1시간 내 마감했다.
현장 웨이팅 대기번호도 800번대를 넘어섰다. 주중 방문객은 5000여명, 주말은 1만여명 수준으로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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