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파병된 북한군을 무시하거나 북한군 운영 방향에 대해 불평한 정황이 우크라이나 국방 당국에 포착됐다.
27일 CNN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 정보국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주둔한 러시아 장병들의 대화를 감청한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대화는 23일 암호화된 러시아 통신 채널에서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일부 러시아 군인들은 'K대대'라는 암호명으로 투입되는 북한 군인들을 경멸조로 무시하며 "빌어먹을 중국인들"이라고 불렀다. 또 북한군 30명당 통역관 1명과 러시아 장교 3명이 배정된다는 군 방침에 대해 한 러시아 군인이 "이 사람(장교)들을 대체 어디서 구하냐"며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포착됐다.
매체는 이에 대해 "러시아 군인들은 북한군 지휘와 탄약, 군사 장비 제공 방식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르면 이날부터 북한군이 전투 지역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투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쿠르스크주를 기습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한 바 있는데, 러시아가 쿠르스크주를 되찾는 과정에서 북한군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앞서 열린 브리핑에서 투입 예정인 북한군의 규모를 3000명 이상으로 예상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운영하는 투항 권고 채널을 통해 한국어 영상을 배포, 투항 시 우크라이나가 쉼터와 고기가 든 음식 등을 제공할 것이라며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한편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지난 25일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최근 국제보도계가 여론화하고 있는 우리 군대의 대러시아 파병설에 유의하였다"며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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