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호 '북폭 문자' 공방…여 "북한에는 큰소리 못내면서 선동" 야 "전쟁광, 소시오패스"

기사등록 2024/10/25 22:00:00 최종수정 2024/10/25 22:04:16

여, "북한 파병 규탄이 먼저 아닌가…안보를 선동 도구 삼아"

야, '신북풍몰이' 규정…신원식·한기호 "전쟁광"이라며 사퇴 압박

대통령실 "한 의원과 신 실장 문자 정부 공식 입장 아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4.10.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김지훈 조재완 김경록 기자 = 여야는 25일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북괴 폭격'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신북풍몰이'라고 규정하며 두 사람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국민의힘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비판 못하고 안보를 선동 도구로 삼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윤석열 정부의 '신북풍몰이'로 규정하고 긴급 규탄대회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가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를 대한민국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버젓이 기획하고 그 행위에 정부의 핵심 인사가 화답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며 "이게 개인적인 대화로 치부하고 넘길 일이냐"고 물었다.

박 원내대표는 "히틀러 같은 전쟁광이나 할 법한 제안"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사주하고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들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겠다는 저 극악무도한 발상을 우리가 용서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제일 가는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런데 저들은 국민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벌이겠다고 한다"며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생명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희생할 수 있다는 소시오패스적인 발상에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신 안보실장은 안보를 책임질 자격이 없다.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안보상황점검위원장인 박지원 의원은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경제, 남북 관계를 총체적으로 파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우크라이나의 불길을 대한민국 서울로 옮겨올 음모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정작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강력한 논평 하나 내지 못하면서 여당 의원의 문자에 대해서는 '전쟁을 한반도로 끌어들이겠다는 거 아니냐'며 본격적인 선동에 나섰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에 안보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대상은 명백히 북한"이라며 "북한은 어제도 올해 들어 30번째 오물풍선을 살포했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미사일 기지를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는 큰 소리 한 번 못 내면서, 여당 의원의 문자에 선동거리 찾았다는 듯 달려드는 모습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라며 "안보마저 선동의 도구로 삼는 민주당이야말로 규탄의 대상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안보 문제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어리석은 행동을 멈추고, 진정으로 규탄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되돌아보라"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상은 여당이나 정부가 아닌, 바로 북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안보를 정쟁의 장으로 끌어들일 것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진지한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신 실장과 한 의원의 문자는, 다양한 정책제언들이 있고 그거에 대한 의례적인 응대였다 보면 된다"며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한 규탄이 먼저 아닌가"라고 밝혔다.

앞서 한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중 신 실장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 의원이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보내자 신 실장은 '넵 잘 챙기겠습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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