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보다 고성장…eSSD도 AI 수혜[SK하닉의 기술들②]

기사등록 2024/10/26 10:01:00

QLC 낸드, AI 시대 새 먹거리 급부상

SK 낸드-솔리다임 SSD 기술 '시너지'

'독이 든 성배' 솔리다임 화려한 부활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 기술을 적용한 60TB(테라바이트) 제품을 대량 공급 중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 목표로 122TB 제품의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진=솔리다임 홈페이지 캡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독이 든 성배.'

SK하이닉스가 2020년 10월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를 인수했을 때 업계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조기에 '빅3' 체제가 갖춰진 D램과 달리 낸드 시장은 여러 업체가 난립한 치열한 경쟁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솔리다임 인수 직후 찾아온 메모리 한파는 낸드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에 더욱더 혹독했다. 하지만 불과 수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AI 반도체에만 집중되던 빅테크(기술 대기업)의 투자가 주변 장치로 확대되면서, SK하이닉스가 가진 낸드 기술과 솔리다임이 가진 eSSD(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 기술력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6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eSSD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0% 이상 성장하며 낸드 사업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이는 같은 기간 HBM 매출 성장률(330%)을 웃도는 수준이다.

솔리다임은 갈수록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 제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하며 고용량 SSD 시대를 열었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60TB(테라바이트) 제품을 대량 공급 중이며, 내년 상반기 목표로 122TB 제품의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QLC 낸드는 말 그대도 데이터 기본 저장단위인 셀에 4비트(bit)까지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같은 크기의 셀에 기존(1~3비트)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담아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난관이 높다.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용량은 커질 수 있지만, 읽고 쓰기와 같은 성능과 안정성, 데이터 저장 수명 등이 낮아질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컨트롤러와 이를 제어하는 펌웨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 등 SSD가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메모리 솔루션 기술이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이 SSD 솔루션 분야에서 확보한 강점을 통해 eSSD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3월 인텔과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솔리다임 간 사업 시너지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김석 SK하이닉스 낸드마케팅담당(부사장)은 "초고용량 eSSD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며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성 우선 전략과 투자 최적화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솔리다임의 올해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솔리다임(SK하이닉스 낸드프로덕트솔루션 및 종속회사)의 올해 1분기 손순익은 -1495억원에서 2분기 7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eSSD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솔리다임 인수 4년 만에 M&A(인수합병)에 대한 재평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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