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의원 "연간 스마트폰 수리비 7000억원 규모"
해외와 달리 韓 이용자 수리권 보장 부족
"수리업체 인증제도 등 도입 필요…업체 간 경쟁 통해 이용자 부담 낮춰야"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올해 국정감사 답변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프리미엄 휴대폰의 액정 수리 비용은 출고가의 26%(46.5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휴대폰 고장 중 액정 관련 비중은 56%(파손+흠집)로 가장 높으며, 액정 수리 비용은 출고가 대비 26%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4 울트라, 아이폰16 프로 맥스 등 프리미엄 휴대폰의 평균 출고가가 177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액정 고장 시 46만5000원의 수리 비용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최 의원은 한국 시장의 프리미엄 휴대폰 선호도가 높아 국내 이용자는 글로벌 대비 수리 비용이 더욱 부담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프리미엄 단말기 선호도는 한국 61.3%, 글로벌 24% 수준이었다.
수리비 부담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되자 제조사들은 해외에서만 운영하던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국내에서도 지난해 도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최 의원은 서비스센터와 비슷한 가격과 자가 수리 실패 시 이중 비용 부담 발생 등의 문제로 실효성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5개 이상 주(州)에서 전자기기 수리권 관련 법안을 통해 전자기기 진단·수리와 관련된 정보·부품을 비공식업체와 이용자에게 제공할 의무를 제조업체에게 부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이용자의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에 합의하며 이용자 후생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주요 가전·전자제품에 대한 법적의무 무상 수리 기간을 2년으로 설정하고, 이 기간동안 제품의 결함이 발생할 시 제품 교체보다 수리 비용이 더 저렴하다면 소비자가 무상수리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이같은 해외 사례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보증이 종료된 휴대폰을 보유한 한정된 이용자만이 소극적으로 사설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사설업체 수리 시 제조사가 보증을 거부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사설업체에서 수리 시, 보증기간 이내라도 제조사의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보증기간 내 사설업체에서 수리를 받은 이력이 없으나 제조사에서 일방적으로 임의 분해, 임의 개조 등 명목으로 수리를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 의원은 일정 수준의 기술과 설비를 갖춘 사업자에게 정부가 라이선스를 발급하고, 인증 업체에서 수리시 보증기간 내 제조사의 서비스센터에서 수리 수용을 할수 있게 '사설 수리업체 인증제' 도입과 같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조사와 정부가 함께 인증 자격 및 통과 조건 등 기준을 마련해 라이선스를 발급하고, 연 1회 자격 연장 여부를 검증하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보증 기간 내 이용자의 과실로 인한 파손은 유상 수리 대상이 되며, 이 경우에도 인증 받은 사설업체를 통해 저렴하게 수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와 같이 사설 업체 간 경쟁을 통해 이용자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최 의원은 "인증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인증 기준 마련, 인증 이후 품질 관리, 원활한 부품 공급, 적정한 부품 가격 등 제조사에 대한 의무 부과가 필요하다"며 "'사설 수리업체 인증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관련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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