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지켜줄게"…시의원 자녀 학폭' 초교 앞 근조화환 시위

기사등록 2024/10/23 17:32:14 최종수정 2024/10/23 20:48:16

성남 A초교 앞 근조화환 100여개 늘어서

[성남=뉴시스] 신정훈 기자 = 경기도 분당의 한 초등학교 앞 인도에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내용의 근조화환들이 늘어서 있다. 2024.10.23. gs5654@newsis.com

[성남=뉴시스] 신정훈 기자 = 자녀가 학교폭력사건에 연루된 경기 성남시의회 A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피해학생과 가해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B초교 후문에는 23일 학생들이 등하교때까지 근조화환 100여개가 늘어서 있다.

이중 일부 화환은 전날 오후 7~8시 전후로 정문쪽 인도에 설치됐으나 이날 오전에 후문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근조화환에는 "너무힘들었지? 늦어서 미안해 등", "이제라도 지켜줄게" 등 피해자를 위로하는 글과 학교폭력 근절, 가해학생부모와 교육당국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늘어서 있는 근조화환을 구경하던 한 시민은 "오죽했으면 학교 앞에다 근조화환을 설치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이라도 이번 일에 조금이라도 연관된 당사자는 정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남=뉴시스] 신정훈 기자 = 경기도 분당의 한 초등학교 앞 인도에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내용의 근조화환들이 늘어서 있다. 2024.10.23. gs5654@newsis.com 

자녀가 B학교에 다닌다는 학부모는 "터질 게 터진것 같다"며 "자녀 중 한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고, 또다른 아이는 재학 중이다. 학교에 근조화환을 보낼 정도면 그동안 얼마나 참아왔을까 싶다"고 했다.

자녀와 손잡고 인도를 지나던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이 학교 학생 중 누군가가 죽은줄 알았다"며 "학생들이 통학하는 길에 근조화환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B학교에 늘어서 있는 근조화환들은 A의원에 대한 사퇴와 진심어린 사과 등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온라인 맘카페 학부모들이 개별적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올해 4~6월까지 6학년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을 수행하겠다며 몸을 짓누르는 등의 폭력을 저질렀다는 신고가 경기도 교육청에 접수됐다.

이에 교육 당국은 해당 학교에 대해 조사에 나섰고,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한 뒤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서면사과와 학급교체 조치를 했다.

또 가담 정도가 덜한 1명에게는 서면사과와 학교에서의 봉사 4시간, 나머지 1명에게는 서면사과 조치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협의회는 성남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출직 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거취를 표명하라”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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