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증인 출석…"김영선 공천에 여사 힘 작용" "카톡 오빠는 윤"
강씨 폭로에 여야 공방…여 "신빙성 낮아" 야 "김 여사가 개입"
'명과 연관' 주장 27명 명단 공개도…"여론조사 의뢰 연관 인사 더 있어"
[서울=뉴시스]조재완 김지은 신재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개입으로 김 전 의원이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강씨 측은 이날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연관된 인사들이라며 정치권 인사 27명 명단도 공개했다.
여야는 강씨를 상대로 김 여사와 명태균씨의 친분 관계, 여권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강씨는 이날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법사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이 국회에 직접 나와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씨는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출신으로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 보좌관이었다. 앞서 그는 명씨가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고, 김 전 의원이 김 여사를 통해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강씨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논란에 대한 추가 증언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강씨는 이날 국감장에 나와 "명씨가 김건희 여사와 수시로 소통해왔고, 김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스피커폰으로 평소에 많이 들려줬다"며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김 여사가 힘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씨가 최근 김 여사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촉발된 오빠 논란에 대해서는 "김 여사가 평소 지칭하는 오빠는 윤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직전 명씨가 김 여사와 통화한 음성 녹음을 스피커폰으로 들려줬다며 김 여사가 "오빠한테 전화 왔죠. 잘될거예요"라고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그 오빠는 누구를 지칭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저는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명태균은 김건희와 친분을 자랑할 때 꿈과 무속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실제 그랬느냐"고 물었고, 강씨는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 김 여사가 명태균에게 '인수위 구성원 관상을 봐달라'고 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가능한 일인가"라고 묻자 강씨는 "명씨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강씨는 "명씨가 김 여사 친분을 자랑하면서 '장님 무사', '앉은뱅이 주술사' 등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같은 경우는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고,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즉 주술사 예지력이라든지 주술 능력은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해서 장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는 의미로 명 씨가 김 여사에게 이야기했다"고 부연했다.
강씨는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비용 청구를 했나"라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 질문에 "(명씨가) 돈을 받아온다고 해서 이후 내역서를 만들어 명 씨에게 줬고 3월21일 (명씨가) 비행기를 타고 돈을 받으러 갔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서 "3억7500만 원"이라고 답한 강씨는 씨가 여론조사 비용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 "며칠 뒤 (명씨가 김 전 의원 지역구였던) 의창구 선거를 준비해야 된다고 해서 투입됐고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고 했다.
강씨는 누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김 여사가 줬고 당시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당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 힘을 합쳐서 의창구라는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고 나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준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당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직접적 증거나 진술이 없다며 야권의 공세에 방어막을 쳤다. 강씨와 명씨의 증언 신빙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강씨에게 "(강씨가) 김 여사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과 명씨로부터 전해들은 게 섞여있는데 구분을 해보자"며 "명씨의 생계를 챙기라는 것은 김 여사의 육성을 직접 들은 것이냐 명씨로부터 전해들은 것이냐"고 물었다.
주 의원은 또 "김 여사와 명씨가 통화한 게 몇 차례나 되냐"며 "직접 들은 것은 몇 번이며 개별 통화가 몇 번이나 되냐"고 물었다. 이에 강씨가 "한 통 외엔 정확한 육성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하자, 주 의원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후 김 여사와 명씨가 통화한 것을 직접 들은 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여론조사도 누군가 명씨에게 시킨 것인지 명씨가 알아서 여론조사를 하고 보고하는 것인지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강씨와 명씨 간 소원해진 관계를 지적하며 "사이가 안 좋다. 강씨는 지금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곽규택 의원도 "명씨가 최근 '강씨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언론을 통해 말했다"며 "명씨가 강씨에게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 사이가 나빠진 것 같다"고 봤다.
유상범 의원은 "(명씨가 했다는) 여론조사가 윤석열 후보 캠프와 계약을 맺고 한 여론조사냐 단독으로 한 여론조사냐"라고 물었다.
강씨가 "계약은 맺지 않았다"고 답하자, 유 의원은 "여론조사를 하는데 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계약서도 없이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며 "본인이 임의로 한 것이란 이야기"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계약서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받아오겠다고 (명씨가) 말한 것은 다른 문제이고, 계약서가 없었던 것은 확실하지 않냐"라며 "이런 큰 일을 하는데 계약서도 없이 81회 (여론조사를)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야당 주도로 증인 채택이 이뤄진 탓에 감사가 원활하지 않다며 야당이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끌고 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도 증인 20명을 요청했는데 다 거절 당했고 민주당이 원하는 분들 위주로 30명이 채택됐고, 오늘 나온 증인은 고작 두 명밖에 안 된다"며 "두 분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하게 되는데 증인들에게 무엇을 여쭤봐야 될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갖고 모든 권력을 다 잡은 양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넘어 입법 독재적 양상을 보인다"며 "입법 독재이자 다수 야당에 의한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이날 '명씨와 거래한 인물'이라며 정치권 인사 27명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을 이날 법사위에 제출해달라는 야당 측 요구에 따른 것이다.
강씨 변호인인 노영희 변호사가 출입 기자단에 공개한 명단에는 윤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강민국·김은혜·나경원·박대출·안철수·윤상현·윤한홍·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강기윤·하태경 국민의힘 전 의원 등이 올랐다.
야권 인사도 일부 포함됐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에 입당한 이 최고위원과 김두관 민주당·여영국 정의당 전 의원이다.
노 변호사는 이들을 두고 "(명씨가) 일한 사람들 명단"이라며 "명씨가 말한 숫자(25명)는 정확하지 않고, 일단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면서 연관됐던 사람은 더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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