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 이재용, '이건희 소아암 사업' 직접 챙겼다

기사등록 2024/10/21 16:40:17 최종수정 2024/10/21 16:42:28

이재용, 사회공헌 행사 내내 미소

재계 "동행철학으로 경영 기반 마련"

2주년 메시지 여부에는 '묵묵부답'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4.10.2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반도체 사업 실적 부진 등 총체적 위기 속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의 사회공헌 사업인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에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끈다.

재계에서는 복합적인 경영 위기와 취임 2주년을 동시에 맞은 지금, 이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의 동행철학을 이어가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홍라희 전 삼성 리움미술관 관장과 함께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참석했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족이 3000억원을 기부하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소아암 사업에 1500억원, 소아 희귀질환 연구에 600억원, 크론병 등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900억원 등을 투입하고 있다.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이 이 사업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늘색 넥타이를 맨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2분 홍 전 관장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했다.

이들은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등과 함께 행사장 맨 앞줄에 앉았다. 이 회장은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주제 영상을 시청하고 환아들의 주제 토크와 기념공연도 모두 지켜봤다.

이 회장은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한 환아 다엘군(11세)이 "평소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자주 만들어 마신다"고 말하자 미소를 띠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는 다엘군의 어깨를 두드리며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 만들어 줘야 돼"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 회장은 환아들과 기념 촬영을 위해 홍 전 관장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서도 밝게 웃으면서 환아들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 회장은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한 환아의 사진 촬영 요청에 무릎을 꿇고 환아를 보듬으며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다른 공식석상에서는 삼성전자의 위기를 반영이라도 한 듯 어두운 표정으로 일관했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줄곧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회장은 그러나 이날 취재진이 취임 2주년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자리를 떴다. 홍 전 관장도 미소만 지은 채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취임 2주년을 맞은 이 회장이 자신만의 동행철학 정신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날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고 분석한다.

삼성은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 모두 사회적 책임 실천을 그룹 경영의 중요한 정신으로 삼는 만큼 이 회장도 삼성 총수로서 사회공헌 사업을 핵심 가치로 챙긴 것이다.

이 선대회장은 평소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강조했으며 1989년 삼성복지재단을 설립해 삼성 어린이집 운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앞서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은 지난해 30주년을 맞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기념식에 처음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진과 노조 파업 등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의미 있는 사회공헌 사업만큼은 이 회장이 직접 챙길 것으로 본다.

한편 이 회장은 오는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을 찾아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한다.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오후 2시에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에 참석한 뒤 환아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4.10.21.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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