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
유가족들 "진실 향한 걸음에 함께해달라"
9일간 집중추모주간…지역별 추모대회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1일 오후 1시59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을 향한 걸음에 함께 해달라"며 집중추모주간을 선포했다.
희생자 159명을 기리기 위해 기자회견 시각은 오후 1시59분으로 정했다. 이날 보라색 자켓을 입고 현장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좁은 골목에 따닥따닥 붙어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해주십시오'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었다.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30년 전 성수대교 참사 직후 서울시장은 경질됐고, 국무총리는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이태원에서 159명이 압사당하고 300명이 넘게 부상당한 참사에 책임있는 자들의 책임없는 자세를 보면서 대한민국 정치는 오히려 30년 전보다 더 퇴보했다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30년 전인 1994년 10월21일 오전 성수대교 상부가 무너지며 당시 등교 중이던 무학여고 학생 8명을 포함해 시민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친 사고다. 이날로 참사 발생 30주기가 됐다.
이 위원장은 "이태원참사 2주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159명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과 함께 연대해달라. 국가권력에 맞선 쉽지 않은 싸움에 여러분들의 연대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고(故) 이남훈씨의 어머니 박영수씨와 고 이지현씨의 어머니 정미라씨도 눈물을 보이며 진상조사를 위한 관심과 연대를 촉구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2022년 10월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그날의 기억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야 하고, 누구나 이야기 꺼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의무가 있다"며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참사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명과 존엄의 사회로 가야 한다고 요구하는 강력한 목소리가 돼 달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오는 29일까지 9일간 집중추모주간을 가지며 지역별 시민 추모대회, 2주기 추모 159분 콘서트, 10월 생일 희생자 기억추모제, 참사 2주기 구술기록집 발간 기자간담회 및 북토크쇼, 각종 종교행사 등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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