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공단 이사장 "미래세대 흔쾌히 보험료 부담하는 개혁안 필요"(종합2보)

기사등록 2024/10/18 19:02:51 최종수정 2024/10/18 19:06:17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

김태현 이사장 "자동조정장치 부작용 보완해야"

"국고 지원 현재보다 늘려야"…시기·규모 '신중'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  2024.10.18.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구무서 정유선 기자 =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연금개혁 방안에 대해 "미래세대가 흔쾌히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는 안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연금개혁은 노무현 정부 등 역대 정부에서부터 고민해 왔던 문제라며, 정부안이 나온 만큼 국회가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행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로는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추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이 시급한 이유가 연금적자와 고갈, 안정적인 지급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기 때문에 연금개혁을 빨리 하자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현행 보험률 9% 소득대체율 40% 하에서는 2055년 기금이 소진된다"며 "그와 관련해 미래세대에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지 못하고 소득 보장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특단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개혁방안을 서둘러 고민해야 한다는 추 의원의 질의엔 "연금개혁 방안은 미래세대가 흔쾌히 자기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는 안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이 망가지고 있다"며 "연금제도를 집행하는 기관 입장에서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복지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자동안정장치 도입은 국민연금 시스템 내에서 재정 안정성을 기여할 수 있는 시도"라며 "어떻게 운영하고 부작용을 완화할 것인지는 국회 논의나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안정장치가 도입되면 실질 가치는 줄어들지만, 개인은 연금을 더 오랫동안 받을 수 있다"며 "실질 소득대체율 줄어드는 문제는 자동안정장치가 구성되고 나면 (소득대체율 감소를) 대체할 수 있도록 보험료 부담을 늘리든지, 아니면 국고에서 어느 정도 부담을 할 것인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번에 끝낼 수는 없지만 이번 기회에 틀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대 보험료의 경우에도 젊은 사람들은 13%씩 많이 내고 적게 받아 가고, 40대와 50대는 적게 내고 더 많이 받아 가는 게 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인상 시기를 차등화하는 식으로 세대별 공평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벽하기보다는 세대 간 형평성을 달성하는 취지가 담겨 있다"며 "40~50대가 갑자기 많은 돈을 짧은 시간 내 내야 하는 부분은 보험료 지원 등 다른 지원 대책으로 병행해 가면 연금개혁안에 대한 물꼬를 트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에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선 "국고지원이 현재보다 늘어나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고를 얼마만큼 언제 어느 수준으로 투입할 것인지는 가입자들이 얼마만큼의 보험료를 부담(하는지 등을 봐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  2024.10.18. suncho21@newsis.com

한편 이날 서미화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에서 한 직원이 부하 직원에게 막말을 한 뒤 가벼운 징계를 받았다며 김 이사장을 질타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한 1급 지사장이 직원에게 "미친X, 쌍X"와 같은 욕설을 하고 "넌 영원히 승진 못 하게 할 거다"와 같은 협박성 발언을 했다. 또 "결혼을 늦게 해서 오랫동안 아이가 안 생겼다"와 같은 발언도 있다고 한다.

서 의원은 "가해자의 위세가 얼마나 강했냐면, 다른 상사가 (피해자에게) 그 사람(가해자)하고 척을 져도 괜찮겠냐 이런 2차 가해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이 1급 지사장은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사장이 "내부적으로 징계 기준이 있고 정직 3개월은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하자, 서 의원은 "그냥 세 달 푹 쉬라고 휴가를 준 것처럼 보인다. 다른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는 이 정도면 파면감"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정직 3개월로 끝나는 게 아니라 노사 합의를 해서 징계 처분을 받은 사람은 나중에 인사에 반영을 한다"고 하자, 서 의원은 "피해자는 여전히 같은 직장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이사장은 "감사실에 추가 조사를 시키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공단 내 류지영 상임감사의 낙하산 인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류 상임감사는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한국유아교육인협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장, 대한민국헌정회 여성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유보통합 정책포럼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서 의원은 "감사님이 유아교육이나 이런 교육 관련 기관으로 가셨다면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의 감사직을 받기에는 류 감사님의 전문성과는 좀 무관해 보인다"고 했다.

또 서 의원은 "의원실에서 류 상임감사 직무 수행 실적을 요구했는데 감사실 직원들에게 떡 돌린 것을 실적으로 보내왔다. 공단 감사실 실적이 언제부터 직원들에게 떡 나눠주는 것이 됐느냐"며 "감사실도 어떻게 쇄신할 것인지 보고해달라"고 했다.

류 상임감사는 "저는 정당하게 채용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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