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김 여사 리스크·의정갈등·수평적 당정소통 등 주요 의제로 꺼낼 듯
여당 내 "어려운 시기…윤 대통령이 일정 부분 수용하지 않겠나" 기대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양측 인식차 커…구체적 합의 도출 미지수
[서울=뉴시스]최영서 한은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회동하기로 하면서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일정 부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권에서는 두 사람의 회동이 '빈손'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악화한 여론을 잠재울 만한 일부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 입장에선 이번 면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야 당 장악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윤 대통령도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하려면 여당 대표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측면이 있다.
다만 핵심 현안인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 두 사람의 인식차가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합의 사항을 도출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오는 21일 오후 차담 형식으로 만날 예정이다. 한 대표가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에 독대를 요구하고 거절당한 지 약 한 달만이다.
한 대표는 면담 자리에서 ▲김 여사 관련 국민적 의혹 해소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 대책 마련 ▲수평적 당정관계 및 당정 소통 정례화 등 크게 3가지 사항을 건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지난 10.16 재보궐 선거 기간 보수 강세 지역에서 정부를 겨냥한 날선 발언을 쏟아내고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 한 대표의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린 상황이다. 한 대표는 이미 지난 17일 김 여사의 대외활동 자제, 대통령실 내 '김 여사 라인' 경질, 김 여사 의혹 진상규명 등 '3대 해법'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실 내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현재 공석 중인 특별감찰관을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에 더해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까지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야 한다는 게 한 대표 측 입장이다.
사실상 무산된 여야의정협의체 역시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한 대표는 의정갈등이 정점을 찍은 지난 9월 정치권과 의료단체가 참여하는 여야의정 대화 협의체를 제안한 바 있다.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9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한 대표는 관련 해법 마련도 재차 촉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 대표는 대통령실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당정관계 정상화'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이 대통령실과 수평적인 관계에서 민심을 전달해 정책 혼선 등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내에선 이번 면담에서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읽힌다.
특히 지난 17일 검찰이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련 혐의를 불기소 처분하고, 민주당이 벌써 세 번째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김 여사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는 특검법에 대한 당내 이탈표를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한 친한계 의원은 "지금이 워낙 어려운 시기이니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함께 같이 풀어가야 된다는 공감대가 생길 수 있다"며 "대통령께서 꽉 막혀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일정 부분 수용하실 건 하면서, 그럼에도 좀 더 시간을 갖자는 부분도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지도부 인사는 "야권 헌정질서 파괴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변화와 쇄신을 내세운 것"이라며 "(빈손 회동이 안 된다는) 공감대는 양측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두 사람의 인식차가 커서 당장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친한계 인사는 "(면담에)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만나더라도 콘텐츠가 없으면 큰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했지만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것을 두고도 친한계에선 미묘한 반응이 나온다. 물론 한 대표는 "배석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친한계에서는 불만 기류가 읽힌다. 한 친한계 인사는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실장을 꼭 배석시키겠다고 하니, 대표도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 여부와 관계 없이 두 사람이 자주 만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명구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꾸 특별한 성과를 내려고 하면 서로 허심탄회하게 진솔하게 대화할 수 없다"며 "서로 신뢰를 갖고 우리는 하나라는 동지의식을 갖고 차분하게 긴 안목을 갖고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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