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말레이시아 남중국해 첫 양자 회담…‘실용적 해양 협력’ 합의

기사등록 2024/10/18 15:47:39 최종수정 2024/10/18 16:10:15

중, “석유 탐사 중단” 외교문서 파동 이후 관계 관리 나서

갈등 격화 필리핀과 말련 베트남 분리 대응 관측도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17일 휴양지 랑카위에서 첫 남중국해 양자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 SCMP 캡처) 2024.10.1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17일 남중국해 해양문제 관리에 관한 첫 번째 양자 대화를 갖고 ‘실용적인 해양 협력’에 합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네이와 함께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이날 말레이시아 휴양지 랑카위에서 열린 회담에는 중국측에서 천야오둥 외교부 부부장(차관), 말레이시아에서는 누시르완 자이날 아비딘이 참석해 공동 의장을 맡았다.

아비딘은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주중 대사를 지낸 뒤 현재 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회의 전 15일 의회에서 연설한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국영 에너지 회사 페트로나스가 남중국해에서 석유 및 가스 탐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 외교부가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보낸 외교 공문이 유출된 후에 나온 것이다.

중국의 공문에는 말레이시아가 분쟁 해역에서 석유 탐사 및 시추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필리핀 언론을 통해 9월 공개된 기밀 문서에 따르면 중국의 요청은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에서 약 100km 떨어진 루코니아 암초에 대한 것으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한 말레이시아의 이브라힘 술탄 이스칸다르 국왕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말레이시아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여 건설적인 기여를 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앞서 6월 리창 중국 총리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때 양국은 해상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해상 문제 관리에 관한 양자 대화를 시작하기로 약속했다.

말레이시아가 내년에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의 순회 의장국을 맡게 되면 남중국해가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중국 리창 총리는 베트남을 방문해 해상 분쟁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 필리핀은 지난 11일 필리핀이 점유하고 있는 티투섬 인근에서 두 나라 선박이 충돌한 후 서로를 비난하는 등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을 겪는 국가들을 분리 대응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과는 양자 관계를 통해 관리를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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