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지속되면서 미국의 새로운 분쟁 대응력이 취약해지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은 거의 매주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무기를 지원한다고 발표해왔다.

또 미 국방부는 거의 매주 무기 지원으로 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대응력이 취약해지는 지를 평가해왔다.

이번 주 미국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다고 발표하면서 이 문제가 새롭게 불거졌다.

미국은 사드를 7개 포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이스라엘과 중동 주둔 미군 보호를 위해 2개 포대가 배치돼 있고 한국에도 1개 포대가 배치돼 있다.

랜디 조지 미 육군 참모총장은 이번 주 미 육군 연례 회의에서 “모두가 미 육군의 방어력을 원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은 “방공 무기와 포병이 가장 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반 사이 대량의 미국 무기가 대서양을 건넜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육군전술유도탄체계(ATACMS),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 전술 육군 항공기,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각종 탄약 등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만 610억 달러(약 83조6500억 원) 상당이다.

미국은 또 가자 전쟁 발발 이래 이스라엘과 중동지역 동맹국 및 현지 주둔 미군의 방어를 강화했다.

미국은 지중해에 수륙양용 공격함과 유도미사일 구축함 3척을 배치하고 있다. 북유럽에서 훈련하기 위해 지난달 버지니아 기지를 출발한 해리 트루먼 항모전단이 중동에 추가로 파견될 가능성도 있다.

미 해군은 홍해에도 여러 척의 유도미사일 구축함을 배치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이 오만 만에서 이란을 감시하고 있다. 2주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링컨 전단의 오만 만 배치를 2개월 연장했다.

이처럼 미 전투력이 중동에 대거 배치되면서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의장이 다른 지역에서 분쟁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지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미국이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하는 한 가지 이유가 에이태큼스가 부족한 점이다. 중동과 아시아에서 분쟁 발생 때 사용할 재고를 축낼 수 없다는 것이다. 패트리어트 대공 미사일도 마찬가지다.

워머스 총장은 “로이드 장관이 대통령에게 패트리어트 미사일 파견을 추천할 때 현재의 분쟁과 미래의 분쟁을 평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특히 중동 분쟁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때 대응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세스 조운스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대만과 남중국해 억지에 필요한 무기와 탄약 수요가 있다. 억지가 실패하면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는 이 점을 고려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평화시기처럼 운용되고 있으나 지금은 평화시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찰스 플린 태평양미육군사령관은 지난 16일 미군이 아시아에 주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제한적인 지역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중동에서도 제한적인 지역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소모 전략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역대 미 정부들이 10년 이상 중동주둔 미군을 줄여 아시아로 재배치하려 노력해왔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전히 인도태평양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브리핑의 대부분은 중동에 파견하는 무기와 군대에 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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