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도이치 조사서 “내가 이런 이야길 했어요? 기억 안 나요”

기사등록 2024/10/17 17:38:15 최종수정 2024/10/17 17:42:30

검찰 "당사자 설명이 잘 안 맞아…손실약정 확정 못해"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10.1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했던 통화, 발언 등에 대해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는 17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기소 처분하며 "(김 여사의) 정확한 진술은 '기억 안 난다'였다. 대부분 조사에서 '잘 기억이 안난다', '10여 년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녹취록을 보여줬을 때도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10년 전 기억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17일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게 주가조작 공모, 방조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 증권계좌 6개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통해 주가조작에 사용됐지만, 이를 김 여사가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김 여사가 직접 운용해 혐의 입증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대신증권 계좌도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조사 결과 당시 주가조작 선수였던 김모 씨와 블랙펄인베스트 임원 민씨 간 문자로 연락한 사실이 확인됐고, 김 여사가 주문 체결 후 증권사 직원에게 '체결됐죠'라고 말한 것을 미루어 볼 때 '김씨→민씨→권 전 대표→김 여사'로 연락이 됐다는 점도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해당 연락의 구체적인 내용, 당시 상황, 김 여사 인식 등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1차 주가조작 주포였던 이모 씨가 김 여사 계좌로 손실액으로 보이는 4700만원을 송금해 '손실보장 약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명확한 목적성을 밝히지는 못했다.

최 부장은 "수사팀에서도 그렇게 의심한 적이 있지만, 일단 손실금액이 4700만원이 아니라 맞지 않았다. 당시 김 여사가 주식을 팔아 손실을 본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실보장 약정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 사후적으로 손해배상 하라고 했다 해도 그것은 다른 국면이다"며 "(주가조작선수들의) 설명이 잘 맞지 않는다. 전일 종가로 입금했다는 것도 이상하다. 그래서 그것만 가지고 손실보장 약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주례보고에서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처분 결과를 보고했다. 검찰총장은 지난 정권 당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따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지휘권한이 박탈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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