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 미국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3분기(7~9월) 기부금 액수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보다 두 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전날 오후 공개한 올해 3분기 정치 기부금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해리스 후보는 지난 7월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대선 후보직을 이어받은 이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총 8억7000만 달러(약 1조1878억원)을 모금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 후보는 총 3억6600만 달러(약 4997억원)을 기부받았다. 해리스 후보에 비해 5억400만 달러(약 6879억원) 적은 액수다.

◆"해리스는 소액 기부자 중심…2020년 바이든 때 넘어서"
FT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소액 기부자(200달러 이하 기부자) 중심으로 대부분의 모금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후보는 대선 주자로 나선 지난 7월21일 이후 첫 이틀 동안 각각 60만여 건씩, 총 120만 건 이상의 기부금을 받았다.

이는 해리스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함께 대선을 치르던 2020년 당시, 일일 기준 바이든 캠프 최고 모금 횟수를 넘어선 것이다.

이후 지난 8월6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선택된 직후 해리스 캠프엔 최소 50만 건 이상의 기부금이 쏟아졌다.

또 그달 2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후보가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적으로 수락한 당시엔 40만 건 이상의 기부금이 몰렸다.

◆"트럼프는 소액 기부에선 해리스에 약세…올 초에 비해 둔화세"
반면 트럼프 후보는 소액 기부자로부터의 지지 약화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친(親) 트럼프 선거자금 모금 단체인 윈레드(WinRed)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이번 선거 운동 기간 총 270만 명의 소액 기부자를 모았다. 이는 2020년 당시보다 약 30만 명 적은 수치다.

특히 트럼프 후보의 소액 자금 운용도 올해 초에 비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5월30일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첫 3일간 100만 건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가 대선 레이스 중 특히 높은 지지세를 획득했던 '펜실베이니아주 암살 미수 사건' 이후에도 첫 사흘간 소액 기부자는 약 30만 명에 불과했다.

◆"트럼프, 억만장자·슈퍼백에 더 의존적"
저조한 소액 기부 현황과는 달리 트럼프 후보는 소수의 대부호들에게 막대한 기부금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억만장자와 정치 후원 단체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기부금을 의존하며 해리스 후보와의 모금액 격차를 줄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카지노 부호인 미리엄 애덜슨, 해운 재벌 리차드 율라인 부부 등 이 3명은 이번 3분기에만 총 2억2000만 달러(약 3006억원)를 트럼프 캠프에 기부했다.

이는 트럼프 후보 3분기 모금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액수다.

◆"전체 대선 기간 중 모금액, 트럼프가 해리스-바이든에 비해 약세"
트럼프 캠프와 그와 연계된 정치 단체들은 이번 선거 운동 중 총 14억1000만 달러(약 1조9278억원)를 모금했으며, 이중 절반 가까이가 슈퍼팩에서 나왔다.

반면 해리스-바이든 캠프 및 민주당 지지 정치 후원 단체는 16억8000만 달러(약 2조2970억원)를 모금했으며, 그 중 약 20%가 슈퍼팩에서 나왔다.

한편 선거 캠프 외곽에서 후원 활동을 하는 슈퍼팩은 선거 캠프와 달리 기부자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후원금 액수에 상한선이 없다. 선거 관련 정치자금을 자유롭게 모을 수 있다.

선거법은 슈퍼팩이 캠프에 직접 자금을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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