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日 기업 연구…신사업 사례 등 살핀다
미래사업기획단, 美·유럽 등 기업 벤치마킹
"위기 돌파 사례도 살필 듯"
일본에는 기업 역사 100년이 넘은 기간 동안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신사업 발굴', '사업 구조 개선' 등을 시도하며 위기를 돌파한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최근 전자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소니'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오랜 기간 업력을 가진 전자 업체들을 적극 연구하며 위기 돌파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래사업기획단을 통해 일본의 전자 기업들에 대한 연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집중 연구하는 주제는 '일본 전자 기업의 쇠퇴와 부활'이며 일본의 대표 기업인 소니와 히타치 제작소에 대해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일본 기업 연구에 나선 배경은 일본 전자 산업에서 사례 연구를 하려는 차원이다. 일본에서 장기간 업력을 이어온 기업들의 신사업 발굴 노하우를 비롯해 사업 구조 및 체질 개선 등 경영 전반에 대해 배우겠다는 것이다.
1920년 설립된 히타치 제작소의 경우 2010년 전후 파산 위기를 맞았지만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히타치 제작소는 비대한 사업 구조를 디지털과 송배전·철도, 반도체 제조 장치 등으로 집약했다. 1946년 세워진 소니 또한 영화·게임·음악 등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사업을 시작하며 경영 위기를 타개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전통의 전자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신사업을 발굴했는지, 어떻게 경영을 이어왔는지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피고 벤치마킹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0개에 이르는 폭넓은 산업 분야에서 고수익 사업들을 분석하며 삼성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육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일본 기업들과의 협력 체제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연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본 주요 부품 협력사들과의 모임인 '이건희와 일본인 친구들(LJF)'을 열 가능성도 있다. 이 모임은 이건희 선대회장이 일본 내 반도체·가전 분야 부품·소재 기업들과 협력하기 위해 1993년부터 이어져온 사적 모임이다.
지난해 10월 이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서울 승지원에서 LJF 교류회를 주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 요코하마에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연구소도 짓고 있다.
한편, 신사업 발굴 핵심 조직인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은 지난해 11월 신설되었으며 일본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전자 기업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연구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5월 경계현 사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취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위기 상황에서 신사업 뿐 아니라 일본 기업들의 위기 돌파 사례까지 함께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