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바이오, 9400억 규모 L/O 계약 체결
코스닥 시총 5위 등극, 증권가 목표가 잇단 '상향'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리가켐바이오는 전 거래일 대비 9.50%(1만600원) 급등한 12만33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4조5087억원까지 불어나며 엔켐(4조4172억원)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5위로 뛰어올랐다. 리가켐바이오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주가가 24% 넘게 올랐다. 단기 주가 급등에 리가켐바이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전일 일본 제약기업 오노약품공업과 2건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오노약품과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 단계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물질 'LCB97' 이전 계약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컨쥬올'(ConjuAll)을 이용한 물질 발굴 및 공동 연구·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CB97은 리가켐바이오 고유의 컨쥬올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ADC다.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진 L1CAM을 겨냥한다. LCB97는 현재까지 수행된 다양한 종양 실험쥐 모델에서 항암 효과를 보였다.
계약에 따라 오노약품은 LCB97에 대해 고형암을 대상으로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오노약품은 리가켐바이오에 최대 7억 달러(약 9435억원) 규모의 선급금, 연구개발 및 판매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지급할 예정이다. 상업화 이후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증권업계는 추가적인 기술 이전 기대감이 존재한다며, 리가켐바이오의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조정에 나섰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직 임상 연구에 돌입하지 못한 전임상 파이프라인에도 불구하고 약 9400억원의 파이프라인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 규모가 공시되지 않았지만 이전 계약과 비슷한 규모로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나올 라이선스 계약 또한 패키지 딜 형태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현재 시젠(Seagen), 이뮤노젠(Immunogen), 시나픽스(Synaffix) 등 ADC(경쟁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업들은 빅파마에 인수되며,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은 ADC 플랫폼 제공 업체의 선택지가 한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이전 계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총 플랫폼 계약 규모의 15%를 반영한 플랫폼 가치를 30% 상향해 적정주가를 17만원으로 올린다"고 전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ADC 플랫폼은 잇따른 빅파마의 ADC 인수합병으로 인해 공급자 감소로 가치가 매년 상승하고 있다"며 "리가켐바이오는 추가 플랫폼 기술 이전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하며, 타겟 당 계약 조건은 오노공업 딜 보다 더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유진투자증권도 리가켐바이오의 목표가를 종전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외에도 여전히 추가적인 ADC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파이프라인·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이 체결되고, 임상 결과들이 가시화되면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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