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연구소 주최 '싱가포르 렉처' 강연
윤, 강연서 8.15 통일독트린 해외 첫 소개
"국제사회 연대로 자유 통일 한반도 구현"
한국·통일 한반도의 자유·평화·번영 측면 기여 제시
"인태지역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 국가 적극 지원"
"통일 한반도 실현시 북한 주민에 자유라는 축복"
"한국, 인태지역 해양평화에 기여…해양감시 강화"
"자유통일 한반도, 북핵 사라져 국제사회에 평화"
"인태지역 번영위해 다자 자유무역 레짐 활성화"
"개방된 한반도 연결고리 거대한 시장 열릴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에 초청받아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 글로벌 중추국 대한민국의 인태지역에 대한 역할과 '자유통일 한반도'가 실현됐을 때의 기여에 대해 '자유, 평화, 번영'의 측면에서 접근한 비전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거론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 가치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북한에 자유 통일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널리 전파하면서, 통일 한반도를 구현하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다짐"이라고 소개했다. 해외에 우리의 통일독트린을 소개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인태 지역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자유 통일한반도가 불러올 자유에 대해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인류의 역사는 되돌아보면 자유를 확장해 온 과정 그 자체였다"며 "강압으로부터의 자유, 일방적 현상 변경으로부터의 자유, 민의를 왜곡하는 가짜뉴스와 허위 조작 정보로부터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공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자유를 지켜냈던 생생한 기억이 있는 한국인들은 자유를 지켜주는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에 각별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의지에 따라 한국 정부는 올해부터 3년 간 인태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개발협력 사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자유롭고 열린 통일 한반도가 실현된다면 이는 자유의 가치를 크게 확장하는 역사적 쾌거가 될 것"이라며 "통일 한반도는 가난과 폭정에 고통받는 2600만 북한 주민들에게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자유를 선사하는 축복이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큰 자유를 얻게 된 한국은 역내와 국제사회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역내 평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어떠한 분쟁이라 하더라도, 무력 공격이 아닌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이 국제질서의 근간"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과 같은 일들이 내일 인태 지역에서 어딘가에서 벌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인태지역의 해양 평화를 지키기 위한 ‘협력의 힘’을 키우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아세안 연합훈련 참여 ▲해양 치안기관 교류 확대 ▲해군 및 해경 퇴역 함정 양도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불법 어업 행위에 대한 역내 도서국들의 실시간 원격 감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해양 감시와 정보공유를 위한 협력을 촉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자유 통일 한반도'가 평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지고 비확산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한반도는 물론 인태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가 획기적으로 진전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태지역 번영을 위한 우리 정부의 기여 계획을 제시하는 한편, 통일 한반도가 불러올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해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인태지역이 번영해 나가려면 개방적인 경제환경을 안정적으로 조성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기존의 다자간 자유무역 레짐을 더욱 활성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대한민국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으로,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인태 지역의 협력 체계를 가꿔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인태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아세안 국가들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육, 기후 대응, 스마트시티, 교통 인프라에 대한 ODA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롭고 열린 통일한반도의 실현은 인태 지역의 경제 발전과 번영에도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개방된 한반도를 연결고리로, 태평양-한반도-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한국은 민관이 두루 참여하는 '국제 한반도 포럼'을 활성화시켜 국제사회와 함께 자유롭고 열린 통일 한반도의 실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아세안 창설 선언 제5항(평화, 자유, 그리고 번영의 축복을 동남아 국민들과 후손에게 보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희생한다')을 언급하며 "아세안 공동체의 땀과 노력이 모여 미래 세대에 더욱 밝고 희망찬 유산을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아세안의 가까운 친구로서, 그 길에 늘 동행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8·15 통일 독트린에서 초점을 맞춘 '자유'와 '인권'이 북한에 위협으로 느껴질 수 않느냐는 질문에 "위협은 전혀 되지 않는다"며 "통일 원칙과 비전은 자유 평화 통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물리력에 의한 강제적인 통일은 헌법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통일이란 북한 주민들이 자유통일을 갈망하게 여건을 조성하면서 대한민국 통일이 인태지역과 국제사회에 필요하고 도움되는 거라는 공감대를 갖도록 연대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러한 통일 의제를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국정을 올바로 잡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대화와 인도지원을 거부하고 핵무기, 대량살상무기에 집착하며 전체주의적인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삼고 있어 당장은 통일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통일을 준비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행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어떤 상황 변화와 기회가 왔을 때 국제사회에 도움이 되는 그런 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에 두되, 중국과의 관계 또한 공동의 이익추구를 위해 관리해 나가겠다는 대외정책 방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래 지향적 차원에서 봤을 때 중국은 대한민국의 안보, 경제, 투자 모든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임에는 틀림없다"며 "한미관계뿐만 아니라 대(對)중 관계에 있어서 상호 존중과 국제 규범과 원칙에 입각한 공동의 이익추구라는 차원에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서도 국제사회에서의 협력과 경쟁은 규범에 입각해, 국제 질서 틀 안에서 경쟁이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며 "인태지역이나 글로벌 차원의 규범에 기반한 합리적인 국제 질서를 함께 견인해 나간다는 그런 건설적 관여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오해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대화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 갈등과 위기를 관리하는 현실적 방안"이라며 "중국과 관계에서도 각급 대화 채널이 복원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만들어감으로써 건설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동맹이 안전하고 튼튼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에 미·중 갈등 문제에 대한민국 국익이 걸려있을 때는 양쪽에 솔직한 입장을 전달해 문제가 합리적으로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렉처는 동남아연구소가 싱가포르 외교부 후원으로 자국을 방문하는 주요 정상급 인사를 초청해 연설을 듣는 세계적 권위의 강연 프로그램이다. 1980년에 창설, 밀턴 프리드먼 시카고대 교수가 첫 강연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연사로 참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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