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녀' 유연정, 뮤지컬 배우 희열…"커튼콜서 박수 소리 짜릿"

기사등록 2024/10/08 16:57:43 최종수정 2024/10/08 17:03:29

뮤지컬 '리지' 3연..친구 앨리스 역

[서울=뉴시스] 뮤지컬 '리지'에서 앨리스 러셀 역을 맡은 배우 유연정(사진=쇼노트 제공) 2024.10.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리지는 여배우라면 꼭 탐낼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뮤지컬 '리지'에서 주인공 리지와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 앨리스 러셀 역을 맡은 배우 유연정(25)은 작품의 매력으로 '등장인물 간의 연대'를 꼽았다.

"여자배우 4명이 작품을 이끌어가기에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느껴질 만큼 분량과 비중이 크다"며 "리지를 하면서 서로 끈끈해지고 배역으로의 연대감이 본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걸그룹 우주소녀 출신인 유연정은 재연에서 처음 앨리스 역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이번엔 재연 때와는 다른 3연 앨리스를 자신했다.

유연정은 "재연 때 좋았던 디테일은 몇몇 갖고 오되 재연과 똑같이 하면 돌아오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재연과 달라진 점은 넘버도 좀 더 무겁고 성숙하게 부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전에는 소녀스럽고 여린 느낌의 앨리스였다면 지금은 리지를 지켜줄 수 있고 리지보다 어른스러워졌어요."

[서울=뉴시스] 뮤지컬 '리지'에서 앨리스 러셀 역을 맡은 배우 유연정의 공연 모습(사진=쇼노트 제공) 2024.10.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리지'는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미제 살인 범죄 '리지 보든 사건'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리지 보든 사건은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다. 보든 부부가 도끼에 살해당하고 현장을 처음 목격한 보든가 둘째 딸인 리지 보든이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되지만 정황 증거 외에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무죄로 석방된다. 당시에 여성은 이런 살인을 저지를 수 없다는 사회적 통념이 무죄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후 이 사건을 기반으로 130년 동안 전 세계에서 책과 영화, 드라마 등으로 재탄생했다. 그중 뮤지컬 '리지'는 보든가를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강렬한 음악과 잔혹하면서도 매혹적인 대본으로 섬세하게 담아냈다.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에서는 지난 2020년 초연, 2022년 재연을 거쳐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공연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오는 12월1일까지 열린다.

'리지'는 록 장르 넘버가 다수지만 앨리스가 부르는 넘버에는 록과 부드러운 넘버가 공존한다. 유연정은 "1막 안에서도 솔로곡은 예쁘게 부르다가 다 같이 부를 땐 록처럼 불러야 하니 목이 너덜너덜해져 있다"며 "그런 반전을 좋아해 주셔서 몸이 힘들어도 성대 갈아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리지는 목이 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목을 아껴선 할 수 없는 극"이라고 표현했다.

가수 유연정이 콘서트에서 느낀 희열과 커튼콜 속 희열은 달랐다.

"가수로 3~4분 짧고 굵게 하는 무대만 몇 년 해왔다가 처음 2~3시간 긴 무대를 한 번에 끌고 가는 걸 접했는데 너무 힘들지만 희열이 몇십 배가 됐어요. 커튼콜에서 맞는 박수 소리 들었을 때 보람이 배가 되는 걸 경험하니 그 순간이 짜릿해요."

유연정은 리지로 데뷔한 이후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과 '사랑의 불시착'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이젠 앨리스 뿐 아니라 어떤 배역을 맡아도 제 스타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무대 위에서 자유로움이 생긴 것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