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산업부 산하기관, 5년 간 경영보고서에 20억…1위 전력거래소

기사등록 2024/10/06 06:00:00 최종수정 2024/10/06 07:34:16

강원랜드·산단공·가스公 순…경평 등급도 낮아

예산 낭비 우려 외주용역 금하고 있지만 미준수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6개 산하기관이 지난 5년 경영실적 보고서를 제작하기 위해 20억원 가까이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기관에서는 한 해 보고서 제작에만 5400만원을 사용해, 기획재정부 지침을 어기고 외주 용역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부 산하기관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16개 산하기관이 경영실적 보고서를 제작하기 위해 집행한 금액은 총 19억1000여 만원이다.

지난해 경영실적 보고서 제작비를 최다 사용한 기관은 전력거래소다. 전력거래소는 보고서 제작에 총 5400만원을 사용했다.

이 밖에 산업단지공단과 강원랜드, 가스공사도 각각 5400만원과 4100만원, 3500만원을 집행했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보고서 제작에 많은 비용을 쓰고도 올해 기재부에서 실시한 경영실적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전력거래소와 강원랜드는 그나마 각각 'B(양호)'와 'C(보통)'를 받았지만, 산단공과 가스공사는 모두 'D(미흡)'를 받았다. D는 2년 연속 받게 되면 기관장 해임 건의를 받게 되는 낙제점에 해당된다.

박 의원은 "비싼 돈을 들여 경영실적 보고서를 제작해도 좋은 경영평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확인했다"며 "좋은 성과로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기관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매년 각 부처 공공기관에 기관운영 지침을 주고 제출받은 경영실적 보고서 평가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기관장을 해임하기도 한다.

또한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해 보고서는 내부인력을 활용해 작성토록 하고, 외주용역을 통한 집필은 금한다는 내용의 경영실적 보고서 작성 지침을 내리고 있다.

의원실에 따르면 일부 기관에서는 자체 편집 디자인 등으로 경영실적보고서 제작에 246만원을 사용했다. 박 의원은 "경영실적보고서 제작 금액이 과도한 기관은 과도하게 외주에 용역을 맡겨 집필한 것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며 "기재부 지침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한 지침이 산하기관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국민 혈세가 누수되지 않도록 주무부처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밀양=뉴시스] 국민의힘 박상웅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국회의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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