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악취·자연경관 훼손" 민원에 신규 설치 중단
내년까지 국립공원 타이어매트 20.17㎞ 철거하기로
올해 상반기까지 철거된 타이어매트 고작 3.44㎞
타이어매트 대체할 친환경 소재 보호재도 찾지 못해
김태선 "친환경 소재 보호재 대체 방안 적극 마련해야"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국립공원 등산로 20.17㎞ 구간에 설치된 타이어매트 가운데 철거를 완료한 구간은 3.44㎞에 불과하다.
현재 한려해상·주왕산·태안해안·다도해상 등 4개 국립공원을 제외하고 소백산·지리산·설악산 등 17개 국립공원 등산로에 타이어매트가 모두 설치돼있다.
타이어매트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밧줄 형태로 엮어 만든 고무 매트로 눈이 많이 쌓이고 급경사 지형으로 이뤄진 설악산·지리산 등 산악형 국립공원에 주로 설치됐다.
하지만 여름철 고무 악취를 풍기고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2017년부터 신규 설치가 중단됐다. 나아가 공단은 국립공원 등산로에 깔린 타이어매트를 내년까지 모두 철거하겠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자료를 보면 등산로에 타이어매트가 가장 길게 깔려있는 곳은 소백산(2.95㎞)이었다.
그 다음 지리산(2.44㎞), 설악산(1.89㎞), 계룡산(1.87㎞), 북한산(1.67㎞), 오대산(1.59㎞), 월악산(1.55㎞), 덕유산(1.41㎞) 등이 뒤 이었다.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단골' 국립공원에 타이어매트도 길게 깔려있는 셈인데, 지리산 등을 제외하면 태반이 철거를 끝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의 자료를 보면 계룡산은 등산로 1.87㎞ 구간에 설치된 타이어매크 중 100m만 철거를 완료했고 북한산은 1.67㎞ 중 340m만, 월악산은 1.55㎞ 중 200m만 철거를 끝냈다.
소백산과 지리산 다음으로 타이어매트가 길게 깔려있는 설악산과 오대산은 단 1㎝도 철거하지 못했다. 속리산(380m), 가야산(680m), 경주(700m)도 타이어매트를 전혀 철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백산과 덕유산도 타이어매트를 철거하지 않았는데, 이 두 곳에는 현재 '친환경 인증' 데크를 시범 설치해놓은 상태다.
지리산의 경우 2.44㎞ 중 1.37㎞를 철거했고 변산반도는 등산로에 깔린 타이어매트 100m를 모두 철거한 상태다.
공단의 계획대로라면 남은 16.73㎞(20.17㎞-3.44㎞) 구간의 타이어매트를 1년 반 안에 모두 치워야 한다. 올해 하반기에 5.22㎞를, 내년에 11.51㎞ 철거를 끝내겠다는 게 공단의 계획이다.
문제는 당장 사라질 타이어매트를 대체할 '친환경' 보호재를 아직까지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단은 타이어매트를 치우는 대신 목재 데크 자체를 단단하고 미끄러지지 않는 합성소재로 바꾸는 방법과 데크 위에 설치할 보호재를 교체할 방법을 고려 중이다.
그러나 친환경 인증을 받은 합성소재 목재 데크는 물론 보호재 역시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6년 타이어매트의 인체 유해성과 먼지 문제가 제기되자 공단은 이듬해 이를 야자수 매트로 교체했는데, 섬유질 소재의 야자수 매트가 아이젠이나 스틱에 의해 쉽게 마모되는 문제 때문에 대체재로는 자리 잡지 못했다.
이후 타이어매트를 대체할 만한 친환경 인증 보호재를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단은 타이어매트 철거 후 대체재를 설치하지 않아도 당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높은 지대에서 내려오는 등산로의 경우 미끄럼 방지 기능을 하는 매트가 필수적이고 아이젠이나 스틱에 의해 목재가 손상될 우려도 있는 만큼 친환경 소재 대체재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거된 타이어매트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문제다. 공단은 "건설폐기물의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건설 폐기물 처리 업체에 위탁·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선 의원은 "2016년부터 타이어매트의 인체 유해성, 냄새, 먼지에 대한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이를 해결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단이 아무 대책 없이 책임을 방기한 채 시간만 낭비하다 이제 와서 대책 없이 철거를 시작했다"며 "이제라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대체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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