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 꼬는 습관, '척추관협착증' 부른다…'이 증상'땐 의심

기사등록 2024/10/04 17:08:19 최종수정 2024/10/04 20:08:17
[인천=뉴시스] 김종태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인천성모병원 제공) 2024.10.04. photo@newsis.com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함께 중장년층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척추질환 중 하나다.

척추도 시간이 흐르면 피로도가 누적되고 세월 속에 자연히 닳아가기 때문이다. 물건을 오래 쓰면 고장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82만2204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165만9452명에서 3년 사이 9.8% 늘었다.

특히 전체 환자의 60% 이상은 여성이다. 지난해 여성 환자의 97.8%는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척추 주변 조직이 약해지면서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했다.

김종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하지 근력이 약화하고 다리 감각까지 떨어져 걷기 힘들어진다"며 "낙상 위험 역시 커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층 여성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낙상할 경우 뼈가 부러지기 쉽다"며 "골절로 활동마저 제한되면 체중이 증가하고 비타민D가 부족해지는 등 더욱 뼈가 약해지면서 합병증이 생기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인은 노화…"초기 적절한 진단·치료 중요"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머리부터 팔·다리까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의 노화로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뼈와 뼈 사이의 탄력 조직인 디스크에서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고 더 진행되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악화한다.

눕거나 쉴 때는 증상이 없지만 일어서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다리 부근에 시리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서서히 나타난다. 이때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순간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지면서 통증이 줄어든다.

김 교수는 "초기에 적절한 진단 검사를 통해 협착증의 부위나 정도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맞춤형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고 중증으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환자 상태에 따른 단계적 치료가 원칙이다. 자세 보정, 운동요법,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근 차단술 같은 주사 시술 등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물론 빠른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급격히 하지의 운동 마비 증상이 발생하거나 대소변 장애가 나타나면 빨리 수술 치료를 시행해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김 교수는 "적절한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받았는데도 심한 통증이나 보행 제한이 지속·악화할 때 또는 수술로 기대되는 이점이 수술 위험보다 훨씬 많다고 예상될 경우에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올바른 생활습관, 걷기·스트레칭으로 예방"

퇴행성 질환은 평소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는 동작은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무엇보다 평소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앉을 때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은 허리와 골반 주변에 통증을 유발하고 척추 변형을 가져올 수 있다.

또 몸을 자주 움직이고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 40~50분씩 약간 빠른 정도로 걷기 운동을 하면 척추나 허리 강화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올바른 생활습관과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도 척추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하고 척추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며 "평소 바른 자세로 척추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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