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살해하고 돼지우리에 던졌다…남아공 발칵

기사등록 2024/10/04 14:57:47 최종수정 2024/10/04 15:26:16
[서울=뉴시스]백인 소유 농장에 들어간 흑인 여성 2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뉴욕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화연 인턴 기자 = 백인 소유 농장에 버려진 음식물을 구하러 들어간 흑인 여성 2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8월 17일 요하네스버그 북동쪽 림포포주 폴로콰네 인근의 한 농장에서 마리아 마카토(44)와 로카디아 은들로부(35)가 총에 맞아 숨졌다.

총을 쏜 사람은 농장주 자카리아 요하네스 올리비에(60)와 농장 관리인 안드리안 루돌프 드 웨트(19)로 모두 백인이다. 이들은 이날 농장에 침입하는 모든 사람을 사살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사건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이들이 죽인 여성들의 사체를 돼지우리에 버렸기 때문이다.

현지 경찰은 부패된 사체를 돼지가 먹어 일부 훼손됐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이 농장에서 근무하는 흑인 윌리엄 무소라(45)가 사체 유기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추가 입건됐다.

현지에서는 시골 주민들이 버려진 음식을 구하기 위해 백인이 운영하는 농장에 침입하는 일이 잦은 편으로 이 농장 역시 음식을 구할 수 있는 장소로 마을 주민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었다.

숨진 흑인 여성들은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지는 농산물과 유제품 등에서 아이들을 먹일 수 있는 음식을 찾기 위해 그날 농장에 몰래 들어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에 남아공 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주민들은 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였고 정치인들은 분노에 찬 성명을 발표했다. 용의자들은 현재 구금된 상태로 법원은 보석 심리를 11월 6일까지 연기했다.

한편 많은 백인 농부가 지속적인 침입을 받아왔으며 이에 따라 위협을 느껴왔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NYT는 이번 사건이 인종과 성별에 기반한 폭력, 백인 상업 농장주와 흑인 주민들 사이의 토지 소유권 불균형 등 남아공의 고질적인 갈등에 불을 지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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