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 구독 3.4개 서비스에 매월 4만원 지출
OTT 등 SVOD 비중이 84%로 가장 높아
"통신사 출시 구독 올인원 플랫폼 필요"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한국 소비자들이 매월 구독 서비스 요금 지불에 약 4만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양한 구독 서비스 출시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구독 서비스를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3일 구독 번들링 및 결제 전문업체인 방고가 발표한 ‘구독 전쟁 2024’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3.4개 서비스에 매월 30달러(한화 약 4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리포트는 한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3개국에서 5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한국 소비자는 구독 서비스 가운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포함한 구독형 비디오(SVOD, 84%)를 가장 많이 이용했다. 이어 음원사이트(49%), 쇼핑플랫폼(4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만은 4.2개 서비스에 35달러(한화 약 4만7000원)을 지출해 조사 대상 국가 중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일본은 2.8개 서비스에 매월 22달러(한화 약 3만원)을 지출해 가장 낮은 구독 서비스 이용률을 보였다.
다양한 플랫폼들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구독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의 64%가 모든 구독과 계정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은 65%가 구독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없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또 71%는 구독을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앱을 원한다고 답했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 내 가장 높은 비율이다.
비용 부담 우려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응답자의 62%는 원하는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돈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42%는 가격 인상 때문에 구독을 취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앱 하나로 구독 서비스와 계정을 관리할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수의 구독을 하나의 월간 청구로 지불하거나, 결제 세부 정보를 한꺼번에 갱신하고 구독을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기능을 올인원 플랫폼을 통해 이용하고 싶어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주목되는 것은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이 이러한 올인원 앱을 제공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아시아 지역 구독자의 66%가 자신이 이용 중인 이동통신사가 슈퍼 번들링(묶음 구독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기를 원했다. 이 수치는 미국(50%), 유럽(46%)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한국 응답자 47%는 종합 구독 관리 서비스가 포함된다면 인터넷 또는 이동통신 요금을 더 많이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추세에 주목해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앞다퉈 번들링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이 ‘T우주’ 구독 서비스를 지난 2021년부터 운영 중이다. 지난 6월 T우주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할 수 있는 ‘우주패스 넷플릭스’ 출시하는 등 OTT 결합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유독’을 2022년 출시한 뒤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과 넷플릭스 월 1만원대에 함께 구독할 수 있는 ‘더블 스트리밍 연간권’ 출시했다.
일본에서는 KDDI가 아마존 프라임,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등의 결합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는 "통신사 중심의 결합상품은 이미 동아시아 구독 환경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인원 콘텐츠 허브를 만들면 통신사는 다수의 서비스를 원활한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하고 구독자가 불편을 호소하는 복잡성, 청구 문제, 관리상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라며 "이는 고객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동아시아 구독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서의 통신사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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