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3.1조 투입해 공개매수 추진
취득 후 소각…MBK, 절차 중지 가처분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연일 고조되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대항 공개매수 추진과 최 회장 측 손을 들어준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관련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정밀은 전 거래일 대비 150원(3.95%) 상승한 2만545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장 초반 2만8100원까지 뛰었지만 점차 낙폭을 줄였다.
하락 출발했던 고려아연(3.63%)도 상승 전환했지만 반격을 당한 영풍(-0.56%)은 내림세를 보였다.
최 회장 등 최씨 일가 3명은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로 반격에 나섰다.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 공개매수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최 회장을 비롯해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부터 21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제리코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3만원으로 MBK파트너스가 내세운 2만5000원보다 5000원 높다.
이번 대항 공개매수가 성공해 영풍정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최대 25%(393만7500주) 늘어나면 지분율은 기존 35.31%에서 최대 60.30%로 올라간다.
이 가운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이날 오전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이 가능해졌다.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수관계인으로 인정되지 않아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이 금지돼야 한다는 영풍 측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는 정상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배임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 결정을 받아든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 연합은 3조1000억원을 투입해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분을 최대 18% 확보하기 위해 주당 83만원을 공개매수가격으로 제시했다. 기간은 4일부터 20일간이다.
경영권 등에 관여하지 않는 재무적 투자자 크레디트펀드인 베인케피탈도 공개매수 연합군으로 동참한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로 확보하는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며 "이번 공개매수로 주주들의 혼란이 사라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또 다시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MBK파트너스 측은 "자기주식 취득(자사주 매입)은 자기자본이 감소하는 행위이므로 자기자본에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한다"며 "회사의 부채비율에도 악영향이 있으며, 미래의 주주에 대한 배당가능이익 재원도 줄어드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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