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경주 월성에서 3세기 마한 사로국 시기 취락이 발견됐다.
국가유산청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최근 사적 '경주 월성' 발굴조사에서 3세기대 취락 양상을 확인했다.
사로국 시기 거주 형태가 월성 내부에서 조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확인된 구역은 월성 서남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지점이다. 이 지역은 남천(南川)에 접한 연약지반에 모래층이 퇴적된 지형으로 되어 있다.
이번 발굴조사 결과 3세기 전부터 중엽까지 이 취약 대지에 취락을 조성하려고 1.5m 높이에 가까운 성토 작업이 행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성토 재료로는 벼 겉껍질, 식물 종자, 조개껍질 등이 혼입된 유기물질이 작업 공정별로 다르게 사용됐다.
특히 막대한 인력과 물자가 동원됐을 성토 작업이 성벽 축조보다 100여 년 앞선 시점에 이미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성토는 견고한 지반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가지 흙들을 다져서 올리는 작업이다.
취락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의례를 거행한 흔적을 보여주는 유구도 확인됐다.
목제 기둥을 세워 만든 유구는 직경 6m 가량의 원형이다. 불을 질러 마무리하는 의례로 폐기된 상태였다.
유구 안에는 종류별로 2~3점씩 짝을 맞춘 토기 15점도 나왔다. 토기 위로 황색 안료가 발린 마직물이 감싼 흔적도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특히, 개를 의례 제물로 바친 정황도 발견됐다”며 “ 이는 비슷한 시기에 유례가 없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7일 이번 발굴조사의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현장설명회와 학술토론회를 진행한다.
현장 설명회에서는 월성이 왕성으로 전환되기 전 사로국 시기 취락 모습을 살펴본다. 학술 토론회에서는 ‘사로국 시기 월성 취락이 제기하는 쟁점’ 발제 후 월성 이전 취락의 조사 내용 검토, 월성 축조 이전의 세력에 대한 역사적 함의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다.
현장설명회와 학술 토론회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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