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 21일 휴전안 이스라엘도 헤즈볼라도 받기 힘들다"-NYT

기사등록 2024/09/27 08:03:29

이스라엘은 국경 안보 상황 근본적 변화 추구

헤즈볼라 하마스 지원 종교·도덕·인륜 의무 간주

이란 대통령 유엔 연설 헤즈볼라에 물러서라는 신호 가능성

[뉴욕=AP/뉴시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의 연설이 헤즈볼라에게 이스라엘 공격을 중단하도록 출구를 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24.09.2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과 프랑스가 공동 제안한 레바논 전투 3주 휴전에는 이스라엘은 물론 헤즈볼라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헤즈볼라 지도자들은 가자 전쟁 종식 합의가 있을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하마스가 싸우는데 이스라엘 공격을 멈추면 헤즈볼라는 원칙과 동맹을 저버린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스라엘 지도자들도 북부 국경지대의 단기적 안정 이상을 바란다. 그들은 레바논 접경지대 안보 상황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에서 피난한 이스라엘 주민이 6만 명이 넘으며 레바논 남부에서 피난한 레바논 주민들은 수십만 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주민들의 귀환을 보장하려면 헤즈볼라가 국경 지대에서 영구적으로 철수해 이스라엘 마을 로켓 공격을 멈추기를 원한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마이클 스티븐스 중동 전문가는 “이스라엘은 2년 안에 깨질 것이 분명한 단기적 휴전을 원치 않는다. 지금 상황으로 이어진 안보 위협이 전혀 해결되지 않는데 선전을 위해 21일 동안 휴전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격에도 입장을 바꾸려는 조짐이 전혀 없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무선호출기와 무전기를 폭파한 뒤 가진 지난주 TV 연설에서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가자의 “대량 학살”을 멈추는 것이 헤즈볼라의 종교적, 도적적, 인륜적 의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이 바라는 만큼 양보하려면 이란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밝힌다.

미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폴 살렘은 이번 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유엔에서 한 연설이 이란의 입장이 바뀌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절망적 야만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중동과 세계가 (분쟁에) 휩싸이지 않도록”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렘 연구원은 “그의 발언을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란의 본심이 아니지만 ‘헤즈볼라를 도울 것’이라는 뜻이거나 (헤즈볼라에) 출구를 제시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내 생각엔 ‘이봐, 할 만큼 했잖아. 1년이나 했으니 그만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살렘 연구원은 헤즈볼라가 더 피해를 입는 것을 이란이 바라지 않기에 가자 전쟁이 끝나지 않아도 헤즈볼라가 물러서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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