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DIA가 지하 핵시설로 추정한 하갑
대규모 굴착공사 정황 여러 차례 포착
영변·강선보다 큰 지하 핵시설 가능성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국방정보국(DIA)이 1998년 핵무기 관련 시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목한 북한 자강도 희천시 하갑 지하시설에서 올해 굴착 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갑 시설의 굴착규모를 볼 때 이곳 핵시설이 영변이나 강선 등 기존에 알려진 핵시설보다 더 큰 규모일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최근 방문했다고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하갑에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갑의 지하 시설에서 지난 3월부터 굴착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하갑 지하시설 공사 정황은 2017년과 2019년에도 포착됐다.
지난 3월 23일자 상업위성 영상에 산비탈에 새로운 입구가 만들어지고 굴착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토사물 더미가 쌓인 것이 포착됐다.
또 6월과 8월, 9월에 촬영한 영상에 토사물 더미의 크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굴착 작업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민간 위성 전문가 제이콥 보글은 “9월까지 흙더미 면적이 약 1만7000 평방m”라며 “높이를 5m로 가정하면 2만9500t에 달하는 화강암이 굴착된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1991년 이후 파낸 굴착 토사 총량을 고려할 때 북한의 주요 핵 시설인 영변이나 강선보다 내부 공간이 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위원은 2007년~2021년 사이에 하갑 시설에서 따듯한 폐수를 배출하는 정황이 8번 포착됐다며 원자로 등 핵시설이 운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출신인 리정호 ‘코리아번영개발센터’(KPDC) 대표도 하갑 시설이 핵활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지난 17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최근 방문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영변도, 강선도 아닌 제3의 장소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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