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미주리주, 피살자 가족과 검찰의 반대에도 흑인 사형수 형집행

기사등록 2024/09/25 20:40:16 최종수정 2024/09/25 20:42:17
[AP/뉴시스] 미 미주리주 본테르 소재 주 형무소 앞에서 24일 밤 예정의 마르셀러스 윌리엄스 사형집행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교정국 관리들이 순찰하고 있다
[본테르(미국)=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미주리주에서 한 여성의 집에 침입해 칼로 살해하고 물건을 훔친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았던 남성이 24일 밤(현지시각) 피살자 가족 및 검사의 반대에도 사형이 집행되었다.

마르셀러스 윌리암스(55)는 1998년 이 주의 세인트루이스시 교외서 주거침입 강도 짓을 하다 집주인 여성 리샤 게일을 칼로 여러 번 찔러 살해한 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 회부 초반부터 변호사들은 배심원 선정 및 증거물 처리에 많은 의문을 표시했지만 피고인은 사형 판결을 받았다. 또 피살자 게일의 가족들은 윌리엄스의 형량이 가석방 불허 종신형으로 감형되어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날 사형 집행실에서 윌리엄스는 옆에 자리한 정신적 조언자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옆방에서 관찰되었다. 독극물 주사의 형이 집행된 후 그의 목까지 덮은 흰 시트 아래서 사형수는 발을 꿈틀댔고 머리를 가볍게 움직였다. 이 사이 정신적 조언자는 계속 말을 했다. 이윽고 윌리엄스의 가슴이 예일곱 번 크게 들썩이더니 더 이상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윌리엄스의 아들과 그의 두 변호사는 다른 방에서 이를 지켜봤다. 희생자 가족 편에서 아무도 직접 참관하지 않았다.

주 교정국은 윌리엄스가 바로 전에 썼다는 "모든 상황에서도 알라에게 찬양을 !!!"이라는 성명을 공개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파슨 주지사는 이 집행으로 "게일 부인의 가족들을 거듭 거듭 다시 희생시키면서 수십 년 동안 정리되지 못한" 사건에 종지부를 찍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유색인(흑인)지위향상협외(NAACP)는 "오늘 밤 미주리는 또 한 명의 무고한 흑인을 린치했다"는 성명을 냈다.

윌리엄스는 이번까지 3번 사형집행에 직면했었다. 2015년과 2017년에는 마지막 순간에 집행이 연기되었으나 이번에는 최후의 연기 노력이 허사가 되었다. 이틀 전 주지사와 주 대법원은 잇따라 사형수의 상고를 기각했으며 연방 대법원은 집행 수 시간 전 성명으로 개입 거부를 확실히했다.

앞서 지난달 피살자 게일의 유족들은 사건 담당의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 당국과 피고인 변호사 간에 이뤄진 '종신형 감형' 합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주리주의 검찰총장이 반대했고 이 반대를 바탕으로 주 대법원이 그 합의안을 무효 판결했다.

검찰 주장은 처음부터 많은 의문과 반대가 제기되었으며 이 중 DNA 증거에 대한 의문이 가장 컸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청의 기소 검사인 웨슬리 벨은 결국 윌리엄스의 유죄 판결에 도전하는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8월21일 청문회 수일 전에 새로운 테스트 결과 범행에 사용된 칼에서 나온 DNA가 최초 증거물 테스트 때 글러브 없이 처리했던 검찰청 직원 것으로 판명되었다.

DNA 증거가 사라지면서 이제 새로운 용의자를 찾아야 할 상황에서 '중서부 무고 프로젝트' 변호사들은 검찰청과 타협안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가석방 불허 종신형으로 감형되는 대신 유죄를 전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해자 유족이 지지한 이 합의안이 공화당 소속의 주 검찰총장과 주지사 및 주 대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윌리엄스는 사형 집행된 것이다. 

흑인 윌리엄스는 미주리주에서 올해 사형 집행된 3번째 사형수이며 이 주에서 사형이 부활된 1989년 이후 100번 째 사형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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