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제' 논란에…배달앱 1·2위 배민·쿠팡이츠, 법정다툼 이어지나

기사등록 2024/09/25 18:43:34 최종수정 2024/09/25 18:54:16

쿠팡이츠 "무료배달 비용 외식업주에게 전가"…배민 겨냥

배민, 쿠팡이츠에 "지속적 사실 왜곡시 법적대응 검토할 것"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 앞에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붙어있다. 2023.07.0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배달 플랫폼 '이중가격제' 확산에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간의 충돌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산할 조짐이다.

쿠팡이 배민을 정면 겨냥한 입장을 내자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전면 반박에 나서면서 배달앱 업계 1·2위의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쿠팡이츠, 배민 겨냥하자…우아한형제들 "지속 왜곡시 법적대응 적극검토"
[서울=뉴시스] 쿠팡이츠가 와우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배달 혜택을 두고 고객배달비 전액을 자사가 부담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매 및 DB 금지

두 회사가 충돌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배달용 메뉴 가격이 매장용보다 더 비싼 '이중가격제' 논란이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24일 자사 뉴스룸에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마치 당사 등 배달 업체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와우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배달 혜택은 고객배달비 전액을 쿠팡이츠가 부담하고 있다"며 "업주에게는 어떠한 부담도 전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이츠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반면, 타사는 요금제 변경, 포장 수수료 유료화, 중개 수수료 인상 및 고객 배달비 업주 부담 등으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요금제를 변경하고 중개 수수료를 6.8%에서 9.8%로 인상한 배민을 사실상 직접 겨냥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타사의 주장에 대해 전면 반박하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쿠팡이츠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배민은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와 외식업주를 오인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데 유감"이라며 "이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민이 운영하는 배민배달·가게배달…그 차이점은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1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배달 어플 배달의민족 제휴 안내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알뜰배달 배달비 무제한 무료, 한집배달 배달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멤버십 프로그램인 '배민클럽'을 정식으로 오픈하고 유료화에 본격 돌입한다. 2024.09.11. hwang@newsis.com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하는 자체배달 서비스인 '배민배달'과 업주가 배달대행사와 자율적으로 계약해 배달하는 '가게배달'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하는 자체배달 서비스만을 운영하고 있으며 배민의 가게배달에 해당하는 서비스는 전개하지 않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민배달 서비스의 경우, 경쟁사와 동일하게 고객배달팁을 배달의민족에서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민배달에서) 업주 분이 부담하는 중개이용료는 9.8%, 업주부담 배달비 2900원(서울 기준)으로 모두 경쟁사와 동일하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배민배달의 중개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한 바 있다.

반면,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가게배달은 가게 업주가 배달대행사와 자율적으로 계약해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민은 "쿠팡이츠가 마치 같은 서비스인 것처럼 비교한 가게배달의 경우, 쿠팡이 운영하지 않고 있는 정률제 서비스"라며 "(가게배달은) 6.8% 중개 수수료로 가장 낮은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이츠는 가게배달을 이중가격제를 원인으로 내세웠지만 해당 서비스에 대해서 당사는 수수료를 올린 바 없다"고 말했다.

가게배달의 경우,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우아한형제들 측은 업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파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업주가 배달대행사와 직접 계약하거나 고객배달팁을 직접 설정하는 등 비교적 자율성 있게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업주가 가게배달에서 고객 무료배달을 선택할 경우, 업주가 고객배달팁까지 부담해야 한다.

이에 배민 측은 업주에게 2000원씩의 배달비를 업주에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덜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7월 자사 공지사항을 통해 "부담없이 배민클럽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주문 건당 2000원의 배달비를 최대 4개월간 지원할 방침"이라며 "체험 기간 후 업주 선택에 따라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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