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결구도에선 통일 안돼…평화·공존·화해 정책 우선"(종합)

기사등록 2024/09/19 18:30:00 최종수정 2024/09/19 19:06:24

광주서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학술회의·기념식

임종석 "헌법 영토 조항·국보법·통일부 폐지" 주장

김동연 경기지사·하루키 교수 "평화 메시지" 발표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맞은 19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광주 평화회의 '평화, 가야 할 그날'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4.09.19.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남북의 대결구도에서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며 "평화와 공존·화해 협력을 전제로 하는 새로운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19일 오후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학술회의와 기념식이 잇따라 열렸다.

학술회의에서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반도 전쟁 위기와 새로운 평화구상' 주제발표를 통해 "9·19군사합의의는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파기돼 한반도 비핵화 협상 구도의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고 우발적 충돌의 확률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은 "9·19 군사합의마저 무력화돼 완충장치 없는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소한 오해나 오판이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한반도 전쟁위기 극복과 평화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시민사회부터 폭넓은 연대를 형성해야 하며 대북정책·외교안보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의 대응력을 높여 시민사회, 정치권, 정책전문가그룹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두 개 국가론과 새로운 통일구상'에 대한 토론에서는 평화를 우선시 한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도 북한지역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통합하는 것을 통일의 목표로 하는 '자유통일 대한민국'을 내세우고 있어 사실상 '흡수통일'을 공식화했다"고 말했다.

이동기 강원대 대학원 평화학과 교수는 "적대적 관계에서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며 "평화를 우선으로 한 실용주의 방식으로 정책 전환 등을 통해 이성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6주년 기념식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아야 하고 헌법 3조의 영토 조항 개정, 국가보안법 폐지, 통일부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국제 사회에서 각각의 독립국가로 주권을 행사하는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영토 조항은 그 자체로 모순일 뿐더러 북한과 관련한 법률 해석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맞은 19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광주 평화회의 '평화, 가야 할 그날'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4.09.19. leeyj2578@newsis.com
또 "통일이 전제돼 있어 적극적인 평화 조치와 화해 협력에 대한 거부감이 일고 소모적인 이념 논란만 지속되고 있다"며 "신뢰 구축과 평화에 대한 의지 없이 통일을 말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공격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해 남북 간에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오가며 교류와 협력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다음에 통일 논의를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화, 가야 할 그날'을 주제로 열린 기념식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강기정 광주시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이종석·김연철·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박능후 전 복지부장관, 임동훈·서훈 전 국정원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9·19 평양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새기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중 전 대주교, 조국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는 평화 메시지를 발표했으며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명예교수 등 해외 전문가들도 평화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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