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사망으로 명의 변경… 영아 어린이집 지정 취소 부당"

기사등록 2024/09/19 14:01:41 최종수정 2024/09/19 16:02:24

법원 "비례 원칙에 어긋나"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시가 배우자 사망에 따른 대표 명의 변경을 이유로 보육비 지원 대상인 '영아 전담 어린이집' 지정을 취소한 처분을 두고 법원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박상현 부장판사)는 어린이집 운영 대표 A씨가 광주시를 상대로 낸 영아 전담 어린이집 지정 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A씨 승소 판결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광주시는 A씨에 대해 내린 영아 전담 어린이집 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A씨의 아내는 지난 2002년 영아 전담 보육 시설 인가를 받아 대표로 재직했다. A씨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2005년부터는 아내와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해왔다. 올해 1월 아내가 숨지자 A씨는 어린이집 대표자를 자신으로 바꾸는 변경 인가를 받았다.

이러한 대표자 변경에 대해 광주시는 사업 지침 상 영아 전담 어린이집 지정 취소 사유인 '양도·증여·상속·압류·매매로 인한 명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사전 통보했다.

실제 광주시는 올해 3월 A씨의 어린이집에 대해 영아 전담 어린이집 지정을 취소했고, A씨는 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이번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처분 근거가 된 지침은 영아 전담 어린이집 운영자의 재정 상태 변동 등 양질의 취약 보육 서비스 제공에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어린이집에서 10년 이상 재직한 A씨가 사망한 배우자 대신 대표자로 변경된 것이고 사업 계획이나 어린이집 시설 소유권·조건 등도 별다른 변동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정 취소 처분으로 A씨는 어린이집에 지원됐던 원장·보육교사 월급액의 80%, 조리원 1명에 대한 월급 전액 등 보육비 지원을 받지 못한다. 전담 어린이집 지정을 취소할 중대한 공익적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A씨가 입을 불이익은 막대하다고 인정된다. 비례 원칙을 위배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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