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종 합계출산율 0.97명…전남 다음으로 최대
서울 합계출산율 0.55명…고시촌 모인 관악구 0.38명
부동산값 폭등·일자리 미스매치 등에 결혼자금 부족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서울에 사는 25~39세 청년 중 75%가 배우자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미혼율이다. 반대로 공공기관이 집중돼 있는 세종시는 혼인율이 가장 높았다. 높은 집값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 출산·양육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16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25~39세 청년의 배우자 유무별 사회·경제적 특성 분석'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25~39세 중 배우자가 있는 청년은 25.0%(53만6000명)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나머지 75.0%(161만명)는 배우자가 없는 미혼자다.
반면 세종시는 유배우자 비중이 51.4%(4만1000명)로 가장 높았다.
2022년 기준 세종시 25~39세 인구는 8만명이고 서울은 214만7000명으로, 모집단의 규모 차이는 존재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이 같은 양상은 유사하게 나타난다.
서울과 인천, 경기를 포함하는 수도권의 유배우자 비중은 31.7%(173만1000명)으로 비수도권의 비중인 36.1%(155만8000명)보다 4.4%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세종시는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모여 있어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가 집중돼 있다. 지난 2012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지정된 후 정부 부처 이동에 따라 공무원들도 세종에 대거 자리를 잡은 영향이 크다. 2022년 기준 중앙행정기관과 연구기관 수는 63개로, 소속 종사자는 2만여명이다.
이런 연유로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1등을 유지했다. 2021년 1.28명, 2022년 1.12명으로 1명 선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0.97명으로 하락해 전남에 1등을 내어줬다. 수도권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정부 부처의 이전이 끝났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청년의 유입이 적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의 합계출산율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0.63명에서 2022년 0.59명, 지난해 0.55명으로 0.5명대까지 떨어졌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고시촌이 모여있는 관악구는 0.38명에 그쳤다.
서울은 일자리와 인프라가 모여있지만 비싼 집값, 긴 출퇴근 시간, 청년의 일자리 미스매치 등으로 결혼도 출산도 어려운 현실이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낸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9~34세 청년 가운데 결혼을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청년은 36.4%로 10년 전보다 20.1%p 낮았다.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자금 부족(33.7%)이 가장 크게 나타났고, 그 외,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낌(17.3%), 출산·양육 부담(11.0%), 고용 상태 불안정(10.2%)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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