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준비에 해외출장까지"…그룹 총수들, "추석이 더 바빠요"

기사등록 2024/09/14 07:00:00 최종수정 2024/09/14 08:12:26
[서울=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TED)'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2024.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14일부터 주말을 포함해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에 대기업 총수들은 평상시보다 더 바쁜 일정을 보낸다.

당장 추석 연휴가 끝난 후 바로 19일부터 시작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하는 총수들이 많다. 또 한편으로 사업 재편 등 긴박한 현안들을 앞두고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하는 총수들도 눈에 띈다.

아예 연휴를 이용해 지금까지 못했던 해외 출장에 나서며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서는 총수들도 적지 않다.

◆두산·현대차, 체코 경제사절 준비에 만전
이번 연휴에 가장 바쁘고 긴장된 상태에서 추석을 보내는 기업 총수로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박 회장은 오는 19일부터 2박4일간 체코를 공식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체코 원전 수주를 완수해야 한다.

박 회장은 연휴에 다른 일정을 일절 잡지 않고 국내에서 주요 그룹사 경영진과 함께 체코 원전 수주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부회장도 박 회장과 머리를 맞댄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등과 팀코리아를 꾸려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체코 원전 수주가 확정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 펌프 등 핵심 기자재를 공급한다.

연휴 직전 미국을 방문해 제너럴 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 협약을 체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추석 연휴에 체코 현지 사업 파악에 분주한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 체코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009년부터 체코 노소비체에서 운영 중인 대규모 완성차 공장은 연산 35만대 수준으로, 현대차의 유일한 유럽 생산기지다.

현대모비스도 체코 노소비체와 모슈노프 2곳에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현대제철은 체코 오스트라바에 핫스탬핑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이번 체코 방문을 통해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향후 유럽 사업 계획 등을 직접 브리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4.09.12. hwang@newsis.com

◆최태원·구광모 등 '위기 극복' 경영 구상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올 추석에 다양한 경영 구상에 힘쓸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사업 개편 작업에 한창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내달 그룹 연례행사인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준비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현안을 챙길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추석 연휴에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 그룹 주력 사업 성장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예년처럼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들어간다. 이미 한화임팩트 투자·사업 부문을 비롯해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한화자산운용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인사까지 단행한 만큼 급하게 챙겨야 할 당면 현안은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도 이번 연휴에는 외부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파리 올림픽 출장을 마친 후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8.07. kmn@newsis.com

◆해외에서 글로벌 현장 경영 나서는 이재용·정기선
매년 명절 연휴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 추석에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았고, 올해 설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올 추석 연휴에는 오는 17~20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친환경 선박·에너지 전시회 '가스텍(Gastech) 2024'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다. 정 부회장은 이 출장을 계기로 2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미국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참여 여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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