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토서 한일 문화장관회의 개최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계기
'조선통신사' 행렬 등 문화행사 협력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12일 일본 교토에서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의 일환으로 열린 한일 양자회의에 참석해 전시시설 개선과 노동자 추도식에 일본 고위급 참석을 요구했다.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 위치한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우리 정부는 조선인의 가혹한 노동환경 등을 보여주는 전시관을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전시물에는 국가총동원법·국민징용령이 한반도에서 시행됐고, 노동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작업이 부여되고 위반자는 수감되거나 벌금을 부과 받았다는 사실 등이 적혔다. 다만 '강제성' 표는 표현이 빠져 있어 강제동원을 명백하게 표기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련 전시물이 있는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이 낙후됐고 사도광산에서 약 2㎞ 떨어져 있는데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원본 전시가 아니라 패널에 인쇄돼 임시 시설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용 차관은 "현재 전시물이 패널 형태로 빈약하게 전시돼 있는데, 상설 전시 형태로 보강하는 안을 포함해 다양한 내용을 요청했다"며 "일본에서는 관련 부서에 우리 요청 사항을 알려 협의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또 7~8월 노동자 추도식을 열기로 약속했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추도식에 고위급의 참석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일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협력각서(MOC) 체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계기 문화행사 확대도 논의됐다.
MOC는 양국 간 장벽 없이 자유로운 문화교류, 협력 강화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각서로, 문화예술·문화산업·문화유산 등 구체적인 협력 범위와 분야를 담을 예정이다. 1965년 간략한 형태로 체결된 한일 문화협정 이후 양국 간 문화분야 교류·협력을 위한 포괄적인 각서는 체결한 바 없다.
국교 정상화 60주년 행사는 양국의 평화적 교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선통신사' 행사 등을 비롯해 한국의 다채로운 문화를 일본 전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용 차관은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문화협력을 강화하는데 함께할 수 있어 뜻깊다"며 "문화교류는 양국 미래세대 교류의 큰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양국 우호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중도 귀국하고 용 차관이 한국에서 급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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