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해리스, 트럼프와 행사 전 악수
유족들 "정치하려고 온 것이면 화 난다"
바이든 "절대 잊지말자는 서약 다시 다짐"
이들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의 9·11 기념관 그라운드 제로(세계무역센터 터)에서 열린 23주기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이날 오전 8시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옛 무역센터 자리에 도착했다. 약 30분 후에는 해리스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환호성을 받으며 등장했다고 한다.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불과 10시간 전 대선 TV토론에서 날선 공방을 펼치고 인사도 없이 헤어졌다. 다만 이날 행사장에서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도 악수로 인사했다.
이후 블룸버그 전 시장을 사이에 두고 해리스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후보와 밴스 후보가 나란히 섰다.
이는 지난해 추모식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지난해 22주기엔 해리스 후보만 9·11 기념관을 찾았고 바이든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인 트럼프 후보는 각기 다른 곳에서 추도했다.
유력 정치인들의 등장이 희생자 유족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일로 보이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사촌동생을 잃은 코린 비숍은 "정치인들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이 있으면 좋겠다"며 "그들이 단지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여기있는 것이라면 화가 난다"고 했다.
9·11 테러로 희생된 소방관 마이클 로버츠의 사촌 캐시 노튼은 "아직도 너무 생상하다. 사람들이 언제나 그 이름을 기억하고 말하며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해가 지나도 쉬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후보는 추도식 이후 펜실베이니아 쉥크스빌 기념관, 버지니아 알링턴 펜타곤도 방문해 추모를 이어간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우리나라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우리의 신성한 서약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며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빼앗긴 2977명의 소중한 생명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는 2021년 9월11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알카에다가 항공기를 납치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 건물 펜타곤을 공격한 사건이다. 또 다른 항공기는 백악관이나 국회의사당을 노렸으나, 승객들의 저항으로 펜실베이니아주에 추락했다.
이 공격으로 2977명이 사망했고, 여전히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희생자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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