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레이드 등 저가 매수세 유입
"실적 개선 본격화 시기 불확실 유의"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외국인 순매도 지속과 함께 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2차전지주 투자자들이 간만에 웃었다. 미 대선 토론 이후 '해리스 트레이드(해리스 후보 당선 수혜주로 돈이 몰리는 현상)' 등에 영향받아 저가 매수세 유입이 재개된 것이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 지속으로 개별 종목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3만3000원(9.91%) 뛴 3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차전지주로 묶이는 포스코퓨처엠(8.93%), LG에너지솔루션(5.14%), 에코프로비엠(3.36%), 엔켐(3.63%), LG화학(2.94%) 등도 최근 부진을 딛고 강세를 나타냈다.
한동안 2차전지주를 멀리했던 외국인들도 다시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전날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삼성SDI(1위), 포스코퓨처엠(3위), 에코프로비엠(4위), LG에너지솔루션(6위), 포스코(POSCO)홀딩스(7위) 등이 포함됐다.
앞서 미국 테슬라는 유럽연합(EU)의 관세 인하 언급과 함께 도이치뱅크가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여러 산업을 재편하려는 기술 플랫폼이라며 가장 높은 목표주가인 295달러를 제시하자 급등했다. 테슬라 주가에 밀접하게 연동되는 국내 2차전지주에 호재인 소식이다.
국회에서는 이날 '이차전지포럼'이 출범하기도 했다. 학계와 산업계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는 동시에 2차전지 산업 현황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포럼에는 여야 의원 15명과 LG에너지솔루션·삼성 SDI·SK온 등 셀제조업체, 포스코홀딩스·유진테크놀로지·더블유스코프코리아 등 16개의 소부장업체 등이 참여한다.
아울러 미국 대선 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은 영향도 컸다. 토론 직후 해리스 트레이드가 나타났다. 해리스 지지율이 올라가면 2차전지와 메디케어, 대마(마리화나),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다만 2차전지를 둘러싼 업황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수급 등 긍정적인 외부 환경으로 인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하지만 높은 섹터 불확실성으로 기업 선별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개선 본격화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며, 기업들의 계획된 생산능력 축소 가능성, 기존 생산능력 가동률 추가 감소 등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3분기에 2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은 셀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소재는 포스코퓨처엠 정도"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주요 고객사향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 확대가 기대되며, 포스코퓨처엠은 에너지 소재 일회성 비용 제거 효과와 하이니켈 양극재 N86 중심 공급 확대 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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